하이텍 주가가 내려가고 ‘닷컴’ 회사들이 우수수 문을 닫는다는 뉴스가 남의 이야기가 아닌 사람들이 있다. 바로 회사의 문제가 가족 전체의 문제로 직결되는 가족 회사들의 경우다.
빌 로버츠(36)는 아내와 함께 인터넷 회사를 차리면서 둘이 함께 보내는 시간도 늘어나면서 인터넷에서 노다지도 캘 수 있겠다고 내심 기대를 걸었다. 아내 그레첸(34)은 이미 동네 주택소유주협회의 웹페이지를 디자인하고 있었으므로 전국의 주택소유주협회 웹페이지를 다룰 회사를 차리면 잘될 것 같았던 것이다.
그래서 소프트웨어 세일즈맨 자리를 박차고 나와서 친척, 친구 및 투자가돈 70만달러를 들여서 iVicinity.com을 차린 것이 작년 이맘때였지만 벌써 여름부터 자기 집을 재저당 잡혀야 했다. 수십번 호소를 했는데도 투자가들이 지갑을 열지 않아서였다. 요즘은 언제 집을 잃어버릴지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일한다.
로버츠 일가뿐이 아니다. 닷캄 회사들이 한창 잘나가던 시절에 구인난 때문이기도 했지만 거기서 파생될 부를 다른 사람에게 주기가 아까워서 가족, 친척들을 회사로 끌어들인 많은 사람들이 같은 일을 겪고 있다. 그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남편이 아내를 레이오프시키고 자식들이 부모를 강등시키며 형제들끼리 싸우고 가족 모임이 곧 사업회의장이 되고 있는 것이다.
앨버트 로페스(33)가 그렇다. 1999년에 자기 아파트에서 온라인 광고회사 ‘애드플라이트’를 창업한 그는 자기 형제 자매 5명에게 합류하도록 설득, 그중 4명을 남가주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이사오게 만들었다. 부모까지 같은 아파트단지로 이사와서 요리도 해주고 직원들 뒷바라지를 위한 잡일을 맡았다.
현재 ‘애드플라이트’는 직원이 50명에 벤처 자금만 2000만달러를 갖고 있지만 일주일에 80시간 이상 일하면서 사업을 꾸려가는 압박감은 커가기만 한다. 로버츠네처럼 로페스네도 아직 희망은 버리지 않았지만 최근 몇 년간 수많은 닷컴회사들이 그랬던 것처럼 빨리 스탁 옵션을 행사해서 부자가 되리라는 꿈은 사라졌다. 대신 처음에는 일시적 희생이라고 여겼던 오랜 근무시간만이 무기한 이어질 것으로 보일 뿐이다.
환상이 사라지고 경제적 현실만이 남자 이제 가족들은 여타 직장 동료들과 다를 것이 없어졌다. 인터넷 서비스회사 ‘212스튜디오’의 CEO인 잉그리드 밴더벨트(30)는 작년에 자기 아버지를 강등시킬 수 밖에 없었다. 한스 밴더벨트(61)가 13년동안 사장으로 일하던 아메리칸웰딩인스티튜트를 박차고 나와 자기 회사에 합류했고 212스튜디오가 사실 그의 아이디어로 생긴 것이지만 할 수 없었다. 잉그리드가 처음에 CEO를 맡았다가 아버지에게 물려줬는데 투자자들이 회사의 간판으로 젊은 얼굴이 필요하다고 해서 잉그리드가 다시 영입되었고 한스는 아예 자문으로 물러앉았다.
가족들에게 힘겨운 이런 결정은 외부 투자가나 이사들 때문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호레이스 넬슨(25)도 지난 7월, 자기와 함께 온라인 시장 ‘컨트랙트퀘스트’를 만든 처형 로빈 울프(25)를 레이오프시켰다. 이사들이 테크놀로지와 관계없는 기술을 가진 울프의 존재를 못마땅해했기 때문이었다. 넬슨과 울프 사이의 개인적 문제는 하나도 없었지만 울프는 용납을 못해 이제 두 사람은 친구도 아니고 넬슨도 울프의 동생과 이혼했다.
온라인 잡지 Salon.com의 창업자이자 편집인인 데이빗 탤벗은 아내를 레이오프시키고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다시 그렇게 해야한다면 다른 방법을 찾겠다고 말한다. 아내가 받은 충격이 너무 컸기 때문이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