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의 어느날 저녁, 위스컨신주 디포리스트 근처의 한 만원 원형극장 조명이 서서히 어두워지면서 스포트라이트가 무대를 비췄다. 무대 아래서 안개까지 피어오르는 가운데 장내 스피커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주제가를 쾅쾅 울려댔다. 이윽고 안개를 뚫고 무대위에 등장한 것은 암소 한 마리.
이름은 맨디, 세계적으로 높이 평가받는 우량종 홀스타인 젖소로 12만달러나 하는 암소가 매디슨에서 열린 세계 낙농 엑스포 경매에 출품된 것이었다. 그러나 이날 경매인 탐 모리스에 의해 경매된 것은 맨디가 아니었다.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맨디의 복제였다.
이날 8만2000달러에 맨디의 복제를 사들인 미네소타의 가축육종회사는 9월에 배달을 받을 예정으로 현재 맨디의 복제는 디포리스트 근처의 비밀 장소에서 대리모 역할을 하는 암소 뱃속에서 자라고 있다.
복제양 돌리가 태어난지 4년이 지난 요즘 복제 동물은 더 이상 실험실 속의 구경거리가 아니다. 한 복제회사는 올해들어 미국 농장에 최소한 6마리의 복제 동물을 배달했고 최근 몇 달사이에 태어난 몇 마리가 구매자에게 배달될 날을 기다리며 자라고 있다.
현재 농부 및 목장주들을 상대로 동물 복제 서비스를 활발히 마케팅 하는 회사만 최소한 2개나 된다. 최상품 종축 소유주들은 복제를 받아들일 태세가 되어 있지 않지만 일부는 만일에 대비해서 그 세포를 저장해놓고 있다.
아직은 복제비용이 한 마리당 5만달러나 하기 때문에 최상품 종축들만이 복제할 가치가 있지만 비용은 자꾸 떨어지고 있다.
복제 동물의 고기나 젖을 미국인들의 식탁에 올리는데 대한 제한이나 규정은 아직 없고 규정을 마련하라는 대중의 요구도 없다. 복제에 관련된 농부들은 복제는 옥수수 같은 것과 달리 유전자를 조작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베끼는 것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복제된 젖소에서 짠 우유가 보통 소에서 짠 젖과 꼭같은지는 현재 연구중에 있는데 이론상 별로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연방 농무부와 식품의약국에서도 복제의 상업화 문제가 논의됐지만 아직 개입할 근거는 찾지 못하고 있다.
가축들의 유전적 순수성을 보존하는 책임을 맡은 가축협회들도 이 복제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할지를 논의중으로 최소한 2개 단체는 공식 규정을 마련했다. 미국 홀스타인협회는 복제 동물의 등록을 시작했으며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밝히도록 했다.
홀스타인 경매를 30년동안 해온 모리스는 "금방은 아니겠지만 언젠가 전화로 맨디 복제 천마리를 모일 모시에 배달해달라고 주문할 날이 올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앞으로 1~2년후 주식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는 동물복제회사 인피젠은 이제까지 110마리의 소와 30마리의 돼지를 복제해냈다. 이 회사의 농장에서 대리모에게 이식된 수정란중 출생한 것은 17%에 불과한데 이는 실험실의 성공률 3~5%에 비하면 대단히 높은 것이다. 이 회사는 장차 성공률을 40%까지 끌어 올려 대부분의 농부와 목장주들이 큰 돈을 들이지 않고 복제를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복제를 둘러싼 과정중 동물이 고통받을 가능성에 주목한 미국동물애호협회 같은 곳은 동물복제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자연을 더 낫게 만들기에 충분한 지식이 과연 있느냐는 것이다. 이에 동물복제 관련 회사들은 자기들도 동물의 안녕을 염려하며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어쨌건 지난 2~3년 사이에 가축박람회나 경매장에서 살아있는 복제 동물들을 직접 본 농장 가족들은 그놈들이 겉보기에 너무 정상적이라는데 충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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