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월남참전등 어두운 상징, 폐기 완료
월남전이 막을 내린지 4반세기가 넘게 지난 이번 주 미군 고위장성들은 이 전쟁의 가장 악명높은 상징에 대한 승리를 선포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인다.
종전 후에도 끈질기게 살아 남았던 이 상징이란 바로 천지를 불바다로 만드는 소이탄의 대명사인 네이팜탄.
해군 무기창이 있는 캘리포니아의 폴브룩에서 거행될 이 기념식에는 해군장관을 비롯, 국방부 고위 관계자 및 장성, 샌디에고, 하와이주둔 해군 제독들이 참가, 네이팜탄의 마지막 비축분의 폐기를 공식 선언하게 된다.
월남전이 장기화됐던 것처럼 네이팜탄 마지막 3만4,561발의 처분도 질질 끌었고 비용도 5,000만달러나 소요됐다.
그러나 당국은 한때 저장소의 넓이가 67에이커에 달했던 비축 네이팜탄들의 폭탄탄피에 구멍을 뚫어 내부의 맹렬한 폭발성 액체인화 물질을 제거하고 탄피를 분쇄하는 해체작업을 마무리했다.
개당 길이가 10피트나 되는 시가모양의 네이팜탄이 저장돼 있던 폴브룩 해군 무기창은 샌디에고북쪽 60마일지점에 자리잡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해체작업을 거쳐 폭탄에서 제거한 자극성있는 냄새의 끈적끈적한 인화물질은 철도를 이용, 텍사스주 디어팍에 있는 한 공장으로 수송됐다. 유독물질의 재생을 전문으로 하는 이 공장에서는 벤젠, 개솔린 및 합성수지의 일종인 폴리스티렌의 혼합물인 이 내용물 총 270만 갤런을 처리했다.
적 주둔지를 초토화하고 미군을 보호하는 데 사용됐던 이 네이팜탄의 내용물은 텍사스주의 포트 아서와 루이지애나주 베이톤 루지의 공장 연료로 재생산됐다.
알루미늄 탄피는 항공기 및 자동차부품생산에 투입됐고 폭탄의 목재저장상자는 테네시주의 한 화력발전소에 땔감으로 보내졌다.
속이 빈 네이팜탄 14발은 LA에서 북동쪽으로 120마일 떨어진 차이나레이크 해군무기센터의 박물관 전시용으로 수송된다.
미공군을 위해 생산됐던 네이팜탄의 비축분 관리는 월남전이 끝나면서 해군몫이 됐다.
1978년에 접어들면서 이 네이팜탄은 잉여분으로 분류, 폐기대상이 됐다.
해군당국은 지난 1982년과 83년 그리고 지난 92년 등 세 차례에 걸쳐 네이팜탄 폐기를 시도했지만 예산부족 및 환경오염문제가 대두되면서 불발로 끝났다.
그러나 정작 큰 문제는 테이팜탄을 실은 화물열차가 인디애나주 이스트 시카고의 처리공장으로 떠난 지난 1998년 발생했다.
문제의 화물열차 반입에 대한 정계의 비난이 쏟아지자 처리회사는 계약을 취소했다. 환경규제법이 화물열차의 폴브룩 귀환을 금하자 열차는 다시 차이나레이크로 향하게 됐다.
네이팜탄의 처리, 수송등과 관련, 텍사스, 루이지애나, 캘리포니아를 선거구로 갖고 있는 연방의회 의원들도 가세, 문제는 더욱 꼬여만 가다가 결국엔 일련의 마라톤 협상 끝에 해결책을 찾았다.
네이팜탄은 더 이상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게 됐다. 하지만 ‘네프텐’과 ‘파미테이트’라는 화학성분의 합성어인 ‘네이팜’이라는 단어는 미국인의 뇌리에 깊이 각인돼 있다.
텍사스 테크대학 베트남 센터의 연구책임자 더글러스 파이크는 이렇게 말한다.
"네이팜탄은 미국의 월남전 개입의 실패와 기술개발을 이용한 전쟁의 참혹상을 고발하는 상징이 됐다. 반면 월남전 참전미군들은 네이팜탄이 미군의 생명을 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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