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욕 케네디 국제공항 활주로를 이륙한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스의 821편은 항공역사의 또 하나의 페이지를 장식했다.

지구의 한 쪽끝인 뉴욕과 또 다른 한 쪽끝인 홍콩을 매일 연결하는 세계에서 가장 긴 논스톱 노선이 취항한 것이다.

유나이티드 항공이 이번에 취항한 노선의 길이는 8,439마일로 지금까지 최장기록을 자랑했던 컨티넨탈 항공의 뉴왁-홍콩노선의 8,437마일보다 2마일이 더 길다.

무게 41만 8,000파운드(비행기 자체중량)의 유나이티드 여객기가 뉴욕과 홍콩사이를 단 한번도 착륙하지 않고 계속 비행하기 위해서는 여러 특이한 요건들이 갖춰져야 한다.

승무원들이 가장 편안한 신발을 신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여객기는 현재 상업용으로 취항하고 있는 항공기 가운데 가장 큰 보잉 747-400모델로 항로는 지구의 꼭대기인 북극점을 지나는 거의 직선코스인 대권항로이어야 한다.

항공기 연료탱크는 최대주입량인 5만7,000 갤런을 가득 채워야 한다.

제트유의 총 무게는 38만 9,000파운드로 항공기 자체중량에 거의 육박한다. 뉴욕을 출발한 항공기가 홍콩에 도달할 때 연료탱크에는 5,000갤런만 남게 된다.

연료는 비행에 앞서 매번 정확한 빙점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연료가 왁스처럼 응고되는 빙점은 보통 화씨 영하 44도인데 북극점부근의 기온은 최저 영하 70도까지 내려갈 수 있다. 조종사는 연료탱크온도를 수시로 체크해야 한다. 만약 기상대가 추운 날씨를 예보할 경우 북극권을 지날 때 여객기의 비행속도를 높혀 동체의 공기마찰을 증가시키는 방법으로 연료탱크의 온도가 빙점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방지한다.

탑승객숫자와 화물적재량, 그리고 비행루트의 기후등의 자료를 사전에 컴퓨터에 입력, 이륙가능중량을 계산한다. 이들 변수에 따라 탑승객숫자는 최저 270명부터 최고 340명사이에서 결정된다.

여객기가 싣고 출발하는 식품은 총 7,000파운드로 여기에 식기, 접시등 각종 주방기구를 합치면 1만1,000파운드나 된다. 기내식 이외에 담요, 베개, 잡지 등 부대용품이 2,300파운드, 그리고 물도 2,700파운드를 싣는다.

항공사는 운항당 8,000달러를 러시아당국에 지불한다. 러시아 영공을 통과하는 데 따른 사용료다.

뉴욕에서 홍콩까지의 편도 비행시간이 15시간 40분이나 되기 때문에 최고의 세 편의 기내영화가 상영된다.

탑승하는 조종사는 모두 네 명으로 조종실 뒷편에 있는 침실에서 두 명씩 교대로 잠을 잔다. 18명의 승무원 역시 교대로 취침을 한다.

이 노선을 운항하는 조종사는 계약규정상 한 달에 12일만 일한다.

조종사들은 뉴욕에서 홍콩, 홍콩에서 싱가포르, 싱가포르에서 다시 홍콩, 그리고 뉴욕으로 귀환한다. 약간의 휴식을 취한 후에 다시 같은 루트를 비행하면 한 달의 근무가 끝나는 것이다.

한 달에 12일만 일한다고 하면 매우 넉넉한 스케줄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한 조종사는 말한다.

"언뜻 생각하면 시간적인 여유가 있을 것 같지만 그건 모르는 소리다. 운항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시차에서 오는 불편함과 누적된 피로로 그로기 상태가 된다. 며칠이 지나야 정상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