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는 실패한 혁명이요 5.16은 성공한 쿠데타라는 생각이 든다. 4.19혁명으로 12년의 이승만 독재를 무너뜨리고 전무후무한 민주주의 사회를 만드는데 성공했지만 9개월만에 들이닥친 5.16군사쿠데타로 망하고 말았다. 4.19는 5.16 덕분에 실패한 혁명이요 5.16은 4.19 덕분에 성공한 쿠데타이다.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해서 5.16이 성공한 쿠데타라는 뜻은 아니다. 전두환 노태우가 이끈 12.12는 성공한 쿠데타였지만 그들은 권력임기가 끝나자 감옥으로 들어가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5.16의 독재자 박정희는 죽어서도 산 대통령을 이기는 인기를 누리고 있고 2인자 김종필은 아직도 삼김대우를 받고 있다. 그래서 5.16은 성공한 쿠데타다.
김재규의 총탄을 맞는 바람에 박정희는 영웅의 최후처럼 감동적인 드라마를 남기고 갔다. 그가 부하의 흉탄에 죽었기에 뒤탈이 없게됐지 노욕을 다 채우고 권좌에서 물러났다면 황음무도를 즐기다 망한 백제 말년의 의자왕처럼 아마 두고두고 욕을 먹게 됐을런지도 모른다. 그래서 5.16은 성공한 쿠데타이다. 5.16은 5천년 묵은 민족의 가난을 몰아내고 경제대국을 이룩해놨기에 성공한 쿠데타이다.
5.16이후 39년이 흘러갔다. 박정희는 죽고 해마다 군사쇼를 벌이던 5.16광장도 없어져버렸다. 5.16으로 망해버린 4.19 장면 정권의 유일한 적자 김대중이 대통령이 됐다. 그래도 5.16은 여전히 한국을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번 4.13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여의도에 입성한 386세대의 등장으로 5.16은 서서히 물러날 때가 된 것 같다. 박정희가 살았다면 통혁당 빨갱이로 몰려 처형당했을 386세대가 한국정치의 스타 대접을 받는 세상이 된 것이다.
사실말이지 총칼을 앞세운 독재개발은 민주개발에 비하면 식은 죽먹기처럼 쉬운 일이다. 가난한데다 이기주의 분파주의 부정부패에 익숙한 우리민족성을 이끌고 민주경제대국을 건설한다는 건 아주 힘든 일일 것이다.
그런데 5.16이 민주화의 자금을 마련해 놓은 것이다. 39년 전 쿠데타를 일으킨 5.16의 전사들은 75달러의 국민소득을 열심히 불려 지금 1만달러로 올려놓는데 성공한 것이다. 75달러로는 4.19민주혁명 보다는 5.16쿠데타가 더 나았을런지 모른다. 5.16 덕분에 1만달러까지 올라갔으니 이만하면 이제 우리도 민주국가 세울만한 국력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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