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가 있던 93세의 플로렌스 질은 일상생활에 도움을 필요로 했지만 눈병이 회복될 동안 사립 양로원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잘 지냈다. 그런데 양로원에 간지 겨우 4주만에 5피트1인치에 88파운드였던 플로렌스는 72파운드로 여위었다.
플로렌스의 아들 제랄드(63)는 주 2회 어머니를 방문했지만 항상 담요로 몸을 덮고 있어서 체중감소를 눈치채지 못했고 간호사들은 늘 어머니가 잘 잡수신다고 안심시켜 줬다. 그러나 염증이 다 나았을 무렵에는 너무 늦었다.
탈수와 저체중에 온몸이 영양실조 때문에 악화된 욕창으로 뒤덮여 플로렌스는 양로원을 나온 지 사흘만에 세상을 떴다. 입원전 이 양로원의 등급을 인터넷에서 확인하고 미리 시설을 둘러보며 주의를 기울였던 엔지니어 제랄드는 이 양로원이 특히 다른 곳들처럼 냄새도 나지 않고 깨끗해 보였고 다른 입원자의 가족들이 그 곳 보살핌에 만족한 것처럼 보이는 데서 힘을 얻었었다.
요즘 플로렌스 질과 같은 사람은 많다. 미국내 1만7,000곳의 양로원에 입원해 있는 수많은 다른 노인 환자들도 음식이나 물을 너무 적게 섭취해 쇠약해지고 있다. 양로원에는 환자의 영양섭취 기록을 보관하고 몸무게를 관찰할 의무가 있긴 하지만 연구자들이 부적절한 음식과 음료 때문에 사망했는지를 밝혀내기는 것은 어렵다. 사망 증명서에 탈수나 과도한 체중감소가 언급되는 일은 거의 없다.
미국내 170만명의 양로원 입원자들의 35~85%는 영양부족과 탈수의 위기에 처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처럼 범위가 넓은 이유는 이와 관련한 전국적 대규모 연구나 건강 측정 기준에 관한 합의가 없기 때문이다. 측정방법이 무엇이든 간에 문제는 가장 좋고, 가장 비싼 시설에도 존재한다.
노인 입주자에게 단순히 하루 세 번 식사를 제공한다고 환자가 다 먹는 것은 아니다. 먹지 않는 사람의 이유도 복잡하다. 노화과정 자체가 인간의 미각이나 공복감을 둔화시킬 수 있고 질병이나 장애도 종종 원인이 된다. 또 입주자가 양로원에서 주는 음식을 좋아하지 않거나 양로원 일손 부족으로 환자들에게 개별적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도 이유에 포함된다.
요즘 사람들은 만성적인 건강 문제를 안고 더 오래 살므로 양로원에 들어갈 즈음이면 나이가 들고 먹고 마시는 능력이 손상될 수 있는 많은 질병과 장애를 갖는 수가 많다. 집에 사는 노인들도 영양부족이 될 수는 있지만 바쁜 직원들이 제한된 관심만을 제공하는 병원이 더 위험하다.
일부 연구는 병원환자들의 20%가 필요한 영양의 절반 이하만을 공급받는다고 추정하는데 상황은 양로원에서 가장 심각하다. 저임금에 초과 근무하는 간호사와 간호보조원이 일반적으로 한시간에 5~20명의 환자들을 먹이는데 반해 UCLA 연구는 요양원의 한 환자가 식사를 마치는데 평균 40분이 걸린다고 보고했다.
그중 가장 위험한 사람이 매일 많은 약을 먹어야만 하는 허약한 노인들이다. 이들은 보고 듣고 맛을 느끼는 것 뿐 아니라 삼키고 씹는 일조차 어려워하며 우울증에 빠지기도 쉽고 잘 잊어버리고 잘 움직이지도 않는다. 그들 중 절반은 치매가 있어서 식사시간에 별도의 보살핌을 필요로 한다.
한편 UCLA의 노화 연구자들은 몇몇 관련 연구에서 양로원 환자 10명중 7명은 영양부족 위험을 측정하는 연방정부의 척도인, 자기에게 주어지 음식의 75%도 다 먹지 못한다고 보고했다. UCLA 연구진들은 며칠동안 잘 먹지 않는 사람들 옆에 앉아 오랜 시간 시중을 들면서 가끔 음식을 포크에 꽂아 주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중 절반만이 전보다 많은 양을 먹었다.
이는 일부 노인 환자들이 먹지 않는 것은 부족한 직원 수나 저질의 간호 수준만이 유일한 이유가 아님을 시사한다. 사람들은 연령을 불문, 아프거나 우울할 때 식욕을 잃을 수 있다. 그러나 음식을 먹지 않는 노인들은 “일종의 무관심, 아무 일에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는” 상태로 그동안 간과했던, 혹은 약에 반응하지 않은 우울증의 증상일 수도 있다.
노인들이 먹지 못하거나 먹기를 거부하면 양로원 직원들은 입장이 난처해진다. 환자의 뜻을 존중해서 계속 조금씩 먹어 체중이 감소하도록 내버려 두어야할지 급식 튜브를 강제 삽입해서라도 영양을 공급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물론 가족들로서도 뾰족한 대답은 없다. 그저 노인 입맛에 맞도록 요것조것을 챙겨서 조금씩 상에 놓을 수밖에 없다는 것인데 노인들 중에는 자기가 충분히 먹지 않고 있음을 깨닫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 또 음식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직원들에게 싫은 소리 하기가 싫어서 그저 꾹 참고 지낸다는 노인들도 있다.
연방 보건후생부는 1999년, 입원환자에 대한 영양감시 규정을 제정했으나 문제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환자 대변인들은 양로원의 직원수 부족을 문제삼지만 많은 노화 전문가들은 이 문제가 단순히 한 간호보조사가 돌보는 환자수를 줄이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UCLA 노인의학과장 데이빗 B. 루벤은 “그저 관련 법규를 정하고 집행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