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료기록, 검사결과, 약처방등 모두 컴퓨터로
캐더린 픽켄(47), 토마스 트루스트(49), 샌드라 월(33) 등 세명의 의사가 파트너로 일하는 이비인후과 병원 ‘워싱턴 ENT그룹’은 지난 10년간 수많은 미국의 기업을 재창조한 정보기술이 마침내 보수적이기로 이름높은 의료계로도 파고 들었음을 보여준다.
물론 요즘 의사 사무실이나 병원에 컴퓨터는 없어서는 안될 사무용품으로 자리잡았지만 대부분은 예약 스케줄 관리나 진료비 계산 같은 기본 행정업무에만 사용된다. 그러나 미국에서도 가장 앞장서서 서류작업를 없앤 병원중 하나가 된 이 병원은 일반 병원의 비효율과 사무상의 애로를 놀라울 만큼 제거, 감소시켜 의사들이 치료에 더욱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할애하도록 한다.
의사들은 진료실에서 ‘클리오(Clio)’라는 무선 컴퓨터를 사용한다. 병원 서버에 연결된, 노트북보다 작은 클리오를 사용, 의사들은 환자의 기록을 볼 수 있으며 적어넣을 수도 있고 검사 결과나 긴급 전화 메시지, 처방전 보충 요구 등도 화면에 바로 바로 뜬다. 게다가 몇 번의 타이핑으로 의사들은 무호흡수술을 했던 환자, 특별한 약을 복용한 환자, 또는 수술후 합병증이 있었던 환자의 리스트를 뽑을 수 있으므로 처방과 치료의 효과를 평가하기도 좋다.
시설하는데 30만달러나 드는 만큼 이런 체제를 갖춘 병원은 흔치 않다. 미국내 개업의 550만명중 겨우 3%만이 전자 의료 기록을 사용하며 워싱턴 ENT 그룹 수준의 전자설비를 갖춘 곳은 겨우 0.1%다.
의료기록을 전자화한 대형그룹은 ‘카이저 퍼머넌테’등 소수가 있지만 그 정보가 직접적으로 환자 치료와 연결되도록 컴퓨터 테크놀러지를 융합시킨 곳은 거의 없다. 따라서 의사들은 서류에 파묻히고 구술과 필사에 꼼짝못한다. 미국병원협회에 따르면 의사들은 환자 치료 1 시간당 최소한 30분을 서류작업에 바쳐야 한다.
정확하게 정리, 정돈되었을 경우에도 바쁜 병원에서 의료기록을 찾으려면 며칠씩 걸릴 수 있다. 아직도 대부분은 노트와 메모가 붙어 있는 두꺼운 것들로 약 처방전 역시 여전히 손으로 쓰여지며 약들의 상호작용 가능성은 대개 의사의 기억에 의존해 예방된다. 다른 의사와의 접촉도 대부분 전화로 이루어진다.
전자 시스팀을 이용하면 모두 변화된다. 환자 대기 시간도 감소하고 병원 서버에 저장된 디지털 의료 기록은 찾기도 쉽고 사용도 편리하다. 모든 검사 결과는 곧 컴퓨터 시스팀으로 전송되고 전화 메시지는 곧장 의사에게 전달된다. 전자 처방전은 실수할 위험을 감소시키고 보험 청구 또한 단추 한번 누르는 것으로 끝난다.
다른 의사에게 보내는 서류는 일반 우편으로 1~2주씩 걸리기는커녕 당일로 보내진다. 초진 환자들은 대기실 컴퓨터나 인터넷을 사용해 온라인으로 자신의 병력을 작성한다.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환자들이나 개인 기록 노출을 원하지 않는 환자들이 손으로 작성한 서류는 스캔되어 컴퓨터 시스팀에 저장된 후 파기된다.
환자들이 예약 시간에 도착하면 의사에게 곧 연락이 되므로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줄어든다. 대기실에서 환자들은 잡지를 보거나 두 대의 컴퓨터를 사용, 인터넷을 하거나 이메일을 확인할 수 있으며 병원에 관한 정보나 의사들의 경력 등도 볼 수 있다. 환자들은 새로운 시스팀에 거의 거부감이 없고 빠른 행정과 응답에 만족스러워하는 편이다.
환자들이 알고 싶어하는 것 이상으로 일반 병원에서 자주 발생하는 기록 분실 등의 문제 또한 대부분 과거지사가 됐다. 차트는 패스워드 사용으로 직원들 사이에서도 접속을 제한하며 전자 감시로 모든 변화와 노트, 담당 의사를 추적하므로 삭제는 불가능하다.
이런 최첨단 테크놀러지로 무장했지만 컴퓨터 고장이나 정전은 병원행정을 마비시킬 수 있으므로 시스팀을 안전하게 유지할 배터리 유닛을 보강했고 모든 기록은 매주 테입에 복사해 다른 곳에 보관한다.
컴퓨터 시스팀은 또 지불 역시 빠르게 결정해준다. 보험 청구는 가능하면 컴퓨터로 한다. 컴퓨터 청구를 받는 병원은 20곳의 거래 보험회사중 에트나와 시그나 두군데 뿐이지만 평균 상환기간은 기존의 90일보다 훨씬 빠른 15일이다. 또 청구 상황도 체크할 수 있어서 미비 서류 보충도 신속하게 이뤄진다.
새로 개업했기에 새로운 시스팀 채택이 가능했던 워싱턴 ENT에서 지난 2개월간 정전사고도, 컴퓨터 시스팀 고장은 발생하지 않았다. “개업하고 처음 2주간은 컴퓨터 사용이 익숙치 않았고 불안했었다”던 트루스트는 매일 두시간씩 보내던 노트와 리포트 작성이 45분으로 줄었고 2주씩 걸리던 리포트 발송 과정도 환자가 검사 받은지 몇시간 후면 되며 전화로 며칠씩 걸리던 처방전 보충도 당일 처리되므로 “골치도 덜 아프고 여유가 생겨서 내 인생을 되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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