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일에 가족과 함께 요세미티로 떠났다. 요세미티 폭포가 창 밖으로 내다보이는 숙소에 짐을 풀었다. 폭포의 장관을 진하게 담아둘 심산으로 아이들과 산행을 나섰다.
북미주 최고의 폭포답게 2,425피트 높이에서 쏟아져 내렸다. 폭포 중턱에 있는 넓적한 바위에 올라가 큰아이와 어깨동무한 채 부서지는 포말을 마셨다. 산정에서 떨어지던 물줄기가 불쑥 튀어나온 시커먼 암벽에 부딪혀 옆으로 나자빠졌다. 아파하는 눈치다. 그러나 한눈 팔지 않고 밑으로 제 길을 재촉했다.
중턱부터는 수박 만한 바위들이 수두룩했다. 물줄기는 다소 가늘어지고 느려졌다. 이 바위 저 바위 사이로 구불구불 휘었다. 무슨 길이 이리도 복잡하냐, 왜들 이리 가라 저리 가라고 말들이 많으냐고 불평하는 듯했다. 그래도 아래로 흘러야 한다는 순리에 따르는 모습이었다.
암벽에 충돌하는 게 무서워 거꾸로 위로 솟구치면, 크고 작은 바위들을 비켜가기 귀찮아 흘러내리길 거부하면 더 이상 폭포가 아님을 잊지 않고 있었다. 한마디 말도 없었지만 의연했다. 자연의 한 부분임을 간직하고 그 법칙을 거스르지 않았다.
그래서 밑에서 목을 축이는 다람쥐도, 나무도, 땀 밴 발을 식히는 등산객들도 폭포의 자연스러움을 인정하고 또 고마워한다. 폭포가 흘러내리길 거부했다면 이들의 실망이 대단했을 것이다.
사람도 자연의 한 부분이다. 사회, 국가도 자연의 너른 품에서 벗어날 수 없다. 조화를 이루면 득이 되지만 거스르면 해가 된다.
2차 세계대전 때 일본의 동맹국이었던 독일은 패전 후 유대인 학살과 관련한 역사적 오명을 씻는데 각별한 정성을 기울였다. 교과서에서 나치의 범죄를 소상히 기록하고 독일민족이 저지른 과오를 되풀이하지 말자며 자국민의 진정한 반성을 촉구했다.
아울러 유대인 피해자들에 대한 물질적 배상에도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자세를 견지해 맺힌 응어리를 조금씩 풀어나가고 있다. 폴란드도 나치 독일 치하에서 자국민이 저지른 유대인 학살에 대해 공식 사죄하고 용서를 구했다.
역사 교과서를 왜곡한 일본은 자연의 순리를, 역사의 큰 흐름을 거스르고 있다. 이의 시정을 요구한 국제사회의 여론을 무시하고 있다. 떳떳치 못한 과거를 감추려 하고 있다. 손바닥으로 눈을 가리고 하늘이 없다고 주장하고 한다. 무릎꿇고 빌어도 신통치 않을 판에 대죄를 미화하고 있다. 그 뻔뻔함에 원성이 자자해도 나몰라라한다.
일본에 자연의 순리를 깨우쳐 주고 왜곡된 역사를 바로 세우려는 움직임이 도처에 번지고 있다. 징병, 징용, 종군위안부로 끌려가 노예생활을 한 한인들과 그 유족들의 모임인 ‘2차대전 피해배상청구 한인연합회’가 일본의 만행을 일본인 청소년들에게 알리기 위해 일본어 웹사이트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 청소년들이 왜곡된 교과서로 그릇된 역사관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이같은 노력을 돕기 위한 기금모금 일일찻집이 타운내 민속찻집 ‘차랑’에서 열린다. 일본의 닫힌 마음을 여는 힘찬 두드림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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