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의 눈]
▶ 정지원 <취재부 차장대우>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노스 캐롤라이나 대학에서 선수로 활약할 당시 유명한 일화가 있다. 조던과 방을 같이 사용하던 룸메이트들은 조던이 ‘이 세상의 그 누구보다 승부욕이 강한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조던은 경기에서 지는 것을 마치 자신의 생명을 잃는 것만큼이나 싫어해 기숙사에서 벌어지는 포커판에서도 카드를 조작하는 수법까지 쓰는 지독한 승부 근성을 보였다고 한다. 심지어는 친구들끼리 재미로 하는 ‘모노폴리’ 게임에서도 조던은 동이 틀 때까지 게임에 몰두하며 상대방을 제압하려 했다고 그의 룸메이트들은 회고했다.
‘승부욕’은 마이클 조던이라는 거물도 만들었지만 미국이라는 대국도 만들었다.
미국이라는 땅덩어리는 때로는 무력으로, 때로는 논리적으로, 때로는 편법을 동원해 이룩한 곳이다. 엄밀히 따지면 인디언들이 살고 있던 땅을 무력과 편법으로 빼앗았고 ‘모국’이었던 영국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켜 승리했으며 멕시코로부터는 텍사스를 빼앗았다.
그 뿐인가? 1804년에는 미시시피 강을 따라 미 중부 지역을 모두 차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닌 땅을 프랑스로부터 1,500만달러에 사들였다. 이는 ‘루이지애나 퍼체스’로 일컬어지는 역사상 최대의 부동산 염가 구입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한국의 유교적인 ‘양보’라는 개념을 이 나라 사람들에게 찾아보기는 힘들다.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들에게 2월 들어 가장 의미가 있는 날은 ‘대통령의 날’ 공휴일이 아니라 ‘설’이다.
그 설을 맞아 지난 9일 플러싱에서 열린 퍼레이드는 한인사회 행사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했다. 2,500여명의 중국인들이 모인 행사에 500여명의 한인들이 들러리로 나선 행사로 느껴졌다.
중국사회와 한인사회가 ‘적’이라는 뜻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서로 협조해서 아시안계의 정치력, 경제적 힘을 함께 추구할 수 있는 ‘아군’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그러나 아군끼리도 승부는 존재한다.
우리가 스스로 우리의 ‘땅’이라고 일컫는 플러싱 상권의 중국사회 장악, 음력설이라는 표현 보다 ‘차이니스 뉴 이어’라고 생각하고 있는 미 주류사회의 인식, 뉴욕시 역사상 최초의 시의원 배출....뉴욕의 중국사회가 한인사회보다 한걸음 앞서가고 있다는 증거들이다.
승부욕은 지나쳐도 문제가 있지만 성공을 위한 필수 요건인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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