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타주의 가축배달업자 테드 클라슨은 22년째, 매 겨울마다 일주일씩 스노우모빌을 타고 몬태나주 옐로우스톤 국립공원까지 스노우모빌 휴가를 간다.
이날도 옐로우스톤의 설원에는 클라슨을 포함하여 약 500여대의 스노우모빌들이 광란의 질주를 벌이고 있었다.
그런데, 다른 한편에는 겨울의 낭만을 온몸으로 만끽하고 있는 이들을 향해 적개심에 가득찬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순찰대원들과 환경보호론자들이다.
옐로우스톤의 스노우모빌 라이더들은 대개 국립공원의 서문을 통해서 들어온다. 그런데, 서문의 톨게이트를 지키는 관리요원들은 얼마 전부터 얼굴에 공기순환 마스크를 착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클라슨은 부시대통령 덕분에 마국에서 가장 유서깊은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에서 앞으로 1,2년간은 안심하고 스노우모빌을 더 탈 수 있게 됐다. 그 때가서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 선출된다면 사정은 달라질 것이다. 부시대통령은 지난해, 전임자 클린턴이 명령한 국립공원내 스노우모빌 반입금지안의 시행을 잠정 유예시켰다.
부시는 또한, 지난 달 스노오모빌 제작업체들 및 딜러들의 후원을 받는 새로운 대안들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대안이란 두말할 필요도 없이 국립공원내에서 스노우모빌 라이딩을 허용하는 것이다.
옐로우스톤의 스노우모빌 허용문제는 국립공원 시스템을 아끼고 애용하는 미국인들 사이에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에는 매해 겨울평균, 8만 3,000여명의 스노우모빌 동호인들이 한겨울의 정적을 깨트리며 몰려든다. 이들 관광객들은 옐로우스톤 인근 벽지타운 거주자들에게 돈을 쏟아부음으로써 이들에게 겨울철 특수 선물을 베풀어준다.
그러나, 옐로우스톤의 스노우모빌 붐은 이해관계가 엇갈린 두 집단 사이에서 첨예한 대립을 빚고 있다. 그 가운데 백악관의 귀를 점령한 측은 공해와는 상관없이 국공유지는 마땅히 대중들에게 개방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스노우모빌 옹호자들은 반대자들이 연방정부로 하여금 미국인의 여가생활까지 간섭하길 원하는 소수 엘리트 환경보호론자들 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대립각의 다른 쪽 날을 세우고 있는 그룹은 국립공원 시스템의 최우선 관심사는 미래세대를 위해 취약한 자연자원들을 보호하는 일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반대론자들은 스노우모빌들이 국립공원에 소음공해를 만드는 것은 물론 대기오염, 야생 및 희귀동물 위협, 순찰대원들의 건강위협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또, 부시행정부가 전체 미국인들의 건강과 이해를 담보로 소수 스노우모빌 제작업체들의 배만 불리고 있다고 성토한다.
지난해 국립공원내 스노우모빌 이슈와 관련된 일련의 여론조사 결과들은 한결같이, 미국인들 대다수가 부시는 환경보호보다는 기업주들의 이해보호에 더 관심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요란한 굉음을 내며 달리는 스노우모빌들은 설원 위에 그리는 두 줄의 스키자국 만큼이나, 미국인들의 마음에도 합치할 수 없는 분노의 대립선을 그어 놓았다.
지난 해, 옐로우스톤 공원관리국 소장직을 7년만에 은퇴한 마이클 핀리는 이렇게 분개한다.
"스노우모빌 라이더들은 흡연가들과 비슷하다. 다른 사람들의 건강이나 환경파괴는 안중에도 없고, 자신들의 천부적 권리만 주장한다"
핀리는 재직기간의 대부분을 스노우모빌이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에 끼치는 영향을 평가분석하는데 소비했다.
핀리의 평가작업은 5년이상 계속됐는데, 그 중에는 네 차례의 과학적 조사 및 공공청문회 활동이 포함되었다. 평가작업은 공원내 소음, 오염, 생태계 보호를 위해서는 공원내 스노우모빌 반입을 금지시켜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또, 겨울동안 옐로우스톤 공원에서 스노우모빌 대신 스노우버스의 운행만 허용할 것을 촉구했다. 핀리는 부시행정부가 이같은 과학적 조사결과를 자의적으로 부인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현재 부시행정부는 주로 스노우모빌 제작업계가 주축으로 내놓은 세 가지의 대안들을 공공청문회에 붙여놓고 있다.
그중 두 가지는 몇몇 단서조항을 붙여서 옐로우스톤내 스노우모빌 반입을 허용하는 내용이다.
이로써, 벌써 다섯 번째 공공의 의사를 묻게 된 스노우모빌 청문회 결과는 올 가을께 나올 전망이다. 그 전까지 행해진 네 번의 청문회는 한결같이 국립공원내 스노우모빌 반입을 금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옐로우스톤내 대기오염 정도에 대해서도 쌍방간에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린다. 공원 순찰대원들은 수많은 스노우모빌들이 발산하는 일산화탄소나 벤젠 같은 유독성 매연과 심한 소음 때문에 상시 두통과 능률저하를 겪는다고 하소연한다.
이에 대해, 클라슨 같은 스노우모빌 옹호론자는 "순찰대원들이 상당부분 엄살을 부리고 있다. 그렇게 심하면 왜 다른 직업을 찾지 않는가"라고 반문한다.
몬태나주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서문외곽 인구 1,200여명의 소타운, 웨스트 옐로우스톤의 주민들은 ‘세계 스노우모빌의 수도’에 산다는 긍지를 갖고 있다.
이곳 주민들은 스노우모빌 라이더들을 상대로 겨울철 장사를 해서 먹고살기 때문에, 순찰대원들을 ‘반-스노우모빌주의자들’라고 부르며 강한 적개심을 표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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