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만 내는 주택 융자가 있다. ‘인터레스트 온리’(Interest only·이하 이자-융자)라고 불리는 이 모기지는 초기의 일정기간에는 원금 없이 이자만 내는 방식이다. 융자액이 큰 경우 페이먼트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요즘 인기를 끌고 있다.
아직은 융자시장에 많이 나와 있지는 않다. 그러나 그 이용자들의 수는 급속히 늘고 있고 이를 도입하는 융자 회사들이 증가 추세이다. 지난해 9월 처음 시도했던 워싱턴 뮤추얼은 첫 6개월 동안 총 융자액이 70억달러에 달했다. 웰스파고 은행은 이자-융자 방식의 평균 융자 액수가 일반 주택 융자 평균보다 3배가 많은 56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또 연방모기지 공사인 패니매는 올해 2차 융자 시장에서 사들일 이자-융자 모기지가 무려 2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12억달러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이다. 패니매가 이를 사들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봄부터였다.
이자-융자는 그러나 이자만 내는 5년 또는 15년 동안은 주택 에퀴티가 생기지 않는다. 만일 주택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면 다운페이먼트가 모두 없어지고 빚만 불어날 수 있다. 더욱이 많은 이자-융자가 일정기간 변동이자율을 적용하고 있어 이자가 올라가면 페이먼트도 함께 뛰어오른다.
이 때문에 일부 재정 전문가들은 "큰 도움이 되는 부분은 없다"며 회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를 이용했던 소비자들의 반응은 아주 좋다. 이자만 내기 때문에 페이먼트 부담이 적어 더 좋은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주택 인상을 노려 단기간에 이익을 내고 팔려는 투자자들에게는 더할 수 없는 금융상품으로 이용되고 있다.
애틀랜타에 살고 있는 대럴 버우만은 이자-융자로 한달 페이먼트를 378달러로 줄였다. 12만1,000달러를 25년 만기 변동 이자율 3.75%로 융자받아 10년 동안 이자만 내는 것이다.
은행들 입장에서 본다면 더 많은 고객을 끌 수 있는 좋은 상품이다.
최근 일부 은행들은 모기지 페이먼트 비율이 수입의 42%까지 올라가도 융자를 해주는 등 융자폭을 대폭 늘려왔다. 일반적으로 은행 등은 모기지 페이먼트가 수입의 25~30%를 넘으면 상환 능력이 부족하다는 판단으로 융자를 해주지 않고 있다.
이같은 추세로 본다면 은행들은 ‘이자-융자’가 주택 융자시장에 또 한번의 붐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자-융자’가 좋지만은 않다. 이자만 내는 기간이 끝나기 전에 재융자 또는 모기지를 다 갚지 못하면 페이먼트가 크게 뛰어올라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30년 7.125% 이자율로 15만달러를 빌렸다고 가정하자. 첫 15년 동안은 이자에 해당하는 891달러만 내다가 16년째부터는 이자율이 변하지 않더라도 1,359달러로 페이먼트가 뛰어 오른다.
이 경우 첫 15년 동안 지불한 페이먼트는 원금 상환과는 관계가 없게 되므로 결국 15년 융자를 한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 후반 15년 동안 융자금을 모두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자-융자’의 면세 효과도 소비자들에게는 매력이다. 이자 지출금은 세금 공제 대상이 된다. <김정섭 기자> john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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