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리 콘딧 연방하원의원(민주당·모데스토) 아래서 인턴생활을 했던 챈드라 리비양(당시 24세)이 지난 22일 실종 1년 만에 워싱턴 D.C의 락크릭 공원 외진 곳에서 싸늘한 유골로 발견됐다.
지난해 이 사건이 발생했을 때 미국언론은 전국적인 관심사로 이를 보도했다.
백악관 인턴이었던 모니카 르윈스키의 클린턴 전 대통령과의 스캔들 이후 다시 터진 고위 정치인과 인턴간의 스캔들이었기에 미국인들의 관심을 끌기에 좋은 소재였다.
게다가 리비양은 공부도 잘했지만 뛰어난 미모의 소지자로, 스캔들을 쫓는 ‘옐로우 저널리즘’의 좋은 소재가 되기에 충분했다.
리비와 정사관계를 가진 것으로 드러난 개리 콘딧 하원의원은 이제까지 공식적으로 용의자에 오르진 않았지만 리비의 가족들은 그에 대한 의심을 풀지 않고 있다.
콘딧 의원은 그동안 리비양의 실종에 대해 자신은 무관하다가 줄기차게 주장해왔지만 유권자들의 시선은 싸늘했다.
콘딧은 지난 3월 실시된 민주당 후보지명을 위한 예비선거에서 실패, 정치적 생명에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비록 용의자는 아닐지 몰라도 인턴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것에 대해 지역구의 유권자들은 준엄한 도덕적 심판을 내린 것이다.
■ 한국은 현재 각종 권력형 비리가 봇물처럼 터져나오며 국가의 기간이 흔들리고 있다.
인터넷에 글을 올린 한 시민은 "이 같은 부패공화국에 과연 내 자식들이 살아가도록 놔두어야 되겠는가"라면서 "차라리 모든 것을 버리고 이민이라도 가고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본국의 인터넷에 오른 토론자들의 글을 보면 "왜 점점 부패가 심해지는가"에 대한 울분에서부터 "옛날에는 더 심한 부패가 있었지만 감추어졌고, 이제는 언론자유와 인터넷의 발달로 폭로가 쉬워졌기 때문"이라는 분석까지 다양하다.
대통령의 두 아들이 주축을 이룬 권력비리에 대한 토론을 보면 지방색과 지지정당에 따른 선호도에 따라 비난과 대책에 대한 주장이 조금씩 차이가 난다.
인터넷에서는 익명으로 자신의 신분을 숨길 수 있다는 이점을 내세워 비열하게 상대를 헐뜯는 비난들도 눈에 띈다.
■ 토론의 글을 읽어보면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일부 네티즌이 주장한 ‘재수론’과 ‘망각론’이었다.
한마디로 "이보다 더한 비리가 많은데 재수가 없어서 걸린 것"이 바로 ‘재수론’이고, "구속된 사람도 몇 년 살지 않고 풀려나오고 국민들은 이들의 행위를 모두 잊어버릴 것"이라는 것이 바로 ‘망각론’이다.
5년 전 ‘소통령’이라 불리면서 각종 비리의 온상이었던 것처럼 비난을 받아 구속된 YS의 아들 현철씨도 고향인 거제에서 출마하면 당선이 확실하다는 것을 누구도 의심치 않는다.
마찬가지로 만약 현재 수감된 홍걸씨가 몇 년 후 DJ의 고향인 목포에서 출마한다면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는 ‘재수론’과 ‘망각론’에 근거한 주장들이다. 콘딧 의원에게 엄격한 도덕기준을 내세워 낙선시킨 미국의 유권자 정신을 한국인에게도 요구하면 너무 욕심일까?
"죄를 용서하되 그의 행위는 잊지 말아야 한다"는 한 네티즌의 주장이 가슴에 와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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