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교회 이대로 좋은가 2 - 헌금과 재정
▶ 교인들... ‘인건비 비중많고 선교비및 구제비 지출 적다’ 불만
교회를 운영해 나가려면 돈이 든다. 그 돈은 대부분 신도들의 헌금으로 충당된다. 신도들은 자신들이 내는 돈이 교회의 목적대로 제대로 사용되기를 바라며 헌금을 한다.
그러나 실제는 그렇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신도들은 당연히 불만을 갖게 된다. 불만이 커지면 싸움으로 확대돼 교회가 깨어지기도 한다. 이 지경이 되면 교회가 제 기능을 할 수가 없다.
"교회가 깨질 때는 그 이면에 반드시 돈 문제가 숨어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인교회의 ‘돈’(재정) 문제는 심각하다.
평신도들이 갖는 교회재정에 대한 가장 큰 불만은 헌금의 용도에 대한 만족도이다.
결산보고서를 받아보고 교인들이 갖는 의문은 헌금이 과연 ‘하나님의 뜻’에 따라 ‘하나님의 사역’을 위해 사용됐는가 하는 점이다.
많은 교인들은 대다수 한인교회의 헌금사용비율 중 인건비에 대한 비중이 너무 과중하다고 지적한다.
교인수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전체 예산중 인건비 비중이 60-70%가 넘는 교회가 허다하다. 특히 일부 교회의 경우 교회 수입의 거의 80-90%가 목회자 사례비를 비롯한 인건비로 들어간다.
이럴 경우 교인들은 헌금을 하나님께 바친 것이 아니라 "목사의 생활비를 대준다"는 생각으로 여긴다. 이에 따라 헌금을 많이 내는 일부 교인들의 뜻에 따라 교회의 행정이 좌지우지되는 경우도 생긴다.
교회 재정의 용도별 지출비율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없으나 인건비가 총예산의 1/3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이렇게 되려면 교회가 어느 정도 규모 이상으로 재정자립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인건비의 비중이 총재정의 1/3 수준이 될 때를 재정자립이라고 정의한다면, 북가주내 280여개 한인교회중 재정자립이 가능한 교회는 많지 않다고 한 목회자는 추산했다.
’생명의 강’ 교회의 임명순 목사는 "재정자립의 개념을 정립하기가 어렵다"면서 "개척교회의 경우 예산의 100%를 인건비로 사용해도 모자라지만 대형교회는 20%만 인건비로 사용해도 적지 않은 금액"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교회예산중 인건비의 지출비중은 "개교회의 형편에 따라야 할 것"이라고 임목사는 덧붙였다.
교인들은 또 교회재정중 선교비와 구제비에 대한 지출비율이 너무 적다는 불만을 가지고 있다. 한 목회자는 교회 재정의 최소 20%를 선교 및 구제비에 써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회는 그 교회가 후원한다는 선교사를 위해 수백달러의 선교비를 보낼 정도로 총 재정중 미미한 액수만을 선교비로 사용하는 교회가 허다하다.
선교비를 지출할 때도 헌금에서 보내기 보다는 여선교회나 남선교회 등에서 선교비를 따로 내게 하고 교회 자체 재정에서 부담하지 않는 교회가 많다고 익명을 요구한 한 목회자는 실토했다.
모든 교회가 말로는 선교를 감당하기 위해 설립됐다고는 하지만 "교회의 기본 임무인 선교를 위해 사용하는 헌금의 비율은 부끄러운 수준"이라는 것이 평신도들의 불만이다.
불투명한 회계와 일부 목회자의 전횡적인 재정지출은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영수증이 없는 회계처리가 많은 것은 물론 연말의 결산보고를 분명하게 하지 않고 보고서 한 장으로 처리하는 경우도 많다. 일부 목회자는 자신과 절친한 집사나 장로를 회계담당으로 임명해 철저한 심의 없이 지출하고 영수증 첨부를 기피하는 경우도 있다.
샌리엔드로에 거주하는 C모씨는 "투명한 회계처리를 위해서 는 교회사무에 대해서 목회자의 간섭을 분리함으로써 가능하다"고 말했다. 목회자와 행정의 분리는 "미국교회처럼 사무직원을 따로 두어 교회와 분리시킴으로써 가능할 것"이라고 C씨는 덧붙였다.
사우스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생명의 강’ 교회의 경우 목회자가 재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교회는 결산보고서를 투명하게 외부에 공개한다고 한다. 지난 회계연도(2000년 10월-2001년 9월) 결산보고서<표 참고>에 따르면 재적교인이 50여명이었던 이 교회는 결산기간 동안 13만4천달러의 예산중 12만8천달러를 지출했다. 헌금수입중 건축헌금은 찾아볼 수 없다.
이 교회의 회계를 맡고 있는 박준원 변호사는 "재정에 목회자가 전혀 관여하지 않고 운영위원회에서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개별교회의 행정을 교단에서 통제할 능력이 없는 현실을 감안할 때 재정의 원칙을 세워놓고 객관적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 많은 교인들의 견해였다.
’과다한 헌금의 강요’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교인들도 많았다.
산호세에 거주하는 한 교인은 "건축헌금을 놓고 매주 헌금을 강조하고 심지어 직분을 가진 교인들에게는 거액의 헌금을 반강제로 할당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한 교인은 "한인교회의 건물에 대한 집착은 정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교회가 외형적인 성장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비판을 불러올 수 있다.
이에 대해 조은석 목사(금문장로교회)는 "기존건물이 있는데 신앙외적인 동기로 다시 건립한다면 비판을 받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교회의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공간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고 또 전체교인들이 동의, 감당할 여건이라면 교회건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교회를 빌려쓰면서 불편을 겪고 있는 많은 한인교회 신도들은 교회건축을 위한 헌금에 찬성하는 경우도 많았다.
많은 교인들은 돈 문제가 심각하기는 하지만 굳이 그것을 드러내기 싫어 무조건 감추려고 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바로 그 점 때문에 이민교회가 속으로 병들어 간다고 지적하는 교인들도 적지 않다.
교인들은 교회가 재정문제를 투명하게 처리하지 않는다면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한다.
박조준목사(갈보리교회)는 "교회가 물질문명의 유혹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교회가 제몫을 못해 사회가 혼란하다"고 지적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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