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폴란드를 2-0으로 격파하고 주최국의 체면을 차렸다. 한국은 4일 월드컵 첫 경기( D조)에서 강호 폴란드를 상대로 특유의 투지와 속공 작전으로 맞서 숙원이던 월드컵 첫 승을 일구어냈다. 당당히 한국 축구의 발전 모습을 전세계에 뽐내 보인 것이다.
승인의 제일가는 원인은 히딩크. 매스컴은 일제히 히딩크를 크게 추겨 세웠다. 바로 히딩크라는 명 사령탑이 있었기에 한국의 첫 승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 대회 우승국이었던 프랑스가 일격을 당하고(세네갈에 0-1패배) 일본- 벨기에의 2-2 무승부, 강호 포르투칼이 미국전에서 2-3으로 패배하는 등 세계축구의 지각변동 속에서 한국축구의 승리는 그렇게 충격적인 일만은 아니었다. 세계축구는 평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중이다. 한국 축구도 이제 이길 때가 온 것이었다.
그러기에 이번 월드컵 대회 만큼 4강후보를 점치기 어려운 때도 없다. 한 두 차례씩 경기를 치루고 나면 으레히 16강후보, 4강후보들의 윤곽이 드러나기 마련인데 한국이 속한 D조를 비롯 프랑스의 A, 죽음의 F조등은 아직 16강 후보조차 안개 속이다. 특히 F조의 영국, 아르헨티나등은 아르헨티나가 영국전에서 1-0으로 패하는 바람에(7일), 스웨덴등과 3파전 대 혼란속으로 빠져들었다.
한국의 16강 진출도 미국만 꺾으면(9일)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물론 히딩크 감독은 16강이 아니라 결승전까지 준비가 되어 있다고 자심감을 표하고 있다. 과거의 강호들이 추풍낙엽 떨어져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이야기다.
현재까지 각 조의 8강후보를 대충 점쳐보면, 조직력을 앞세운 덴마크가 A조에서 가장 강력한 8강후보다(프랑스는 탈락이 거의 확정적). 16강을 이미 확정지은 B조의 스페인, 전통 강호 브라질(C조), 독일(E조), 이탈리아(G조), 러시아(H조)등도 이변이 없는 한 가장 강력한 8강후보들이다.
한국이 속한 D조에서는 홈그라운드의 이점과 투지를 앞세운 한국의 8강진출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홈그라운드의 응원, 기동력과 체력이 무섭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투지를 생명으로하는 축구 전술을 펴 왔다. 붉은 악마에 걸맞는 벌떼처럼 달려들드는 악바리 근성으로 어지간한 대회(아시아)들을 거의 휩쓸다 시피했다.
그러나 한국 축구는 아시아를 넘어서는 그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투지가 오히려 기술 개발에 장애를 가져 왔기 때문이었다. 83년도경의 박종환 사단이 이루어낸 세계 청소년 4강 신화는 너무도 한국축구의 카리스마를 고정시켜놓고 말았다.
문전처리, 조직력, 개인기, 기초체력등 한국축구가 풀어야 할 숙제는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한국축구는 특유의 붉은 악마전술로만 일관, 결국 박종환 사단은 올림픽에서 참패하고 말았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덴마크등의 조직력. 특히 덴마크-우루과이전에서 덴마크의 완벽한 프리킥과, 코너킥 차내기등 조직력과 세트 플레이등이 돋보였다. 축구는 무엇보다도 팀 웍을 생명으로 하는 경기이다. 개개인의 투지, 기술도 중요하지만 11명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팀웍과 조직력은 가히 장기적인 안목으로 볼 때 축구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다. 덴마크는 물론 세네갈 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러나 대구의 34도가 넘는 열기 속에서 펼쳐진 점을 감안하면 덴마크는 우승까지도 넘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다크호스이다.
프랑스의 개인기와 아르헨티나의 현란한 축구는 세네갈과 영국전 참패로 빛을 잃었다. 팀웍 축구는 축구 전술 중에도 가장 하기 힘든 플레이이다. 좋은 팀웍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는 개인기, 작전, 체력등 모든 것은 요구하기 때문이다.
한국축구는 응원을 등에 업고 16강진출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붉은 악마 전술로서는 한 두 게임 이상의 승리를 이어나갈 수 없다. 세계축구의 벽은 아직도 높고 험난하다. 조직력과 팀웍으로 뚫어야 한다. 월드컵 1승으로는 아직 아무 것도 보장 할 수 없다. 갈 길은 아직도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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