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 수련 전문 가이드, 전승배와 함께하는 인디언 성지, 아리조나 여행 [제5회]
아리조나주 최고의 관광 명소, 아니 미국 내 최고의 관광 명소 중 하나로 손꼽히는 그랜드 캐년을 모르시는 분은 아마 없겠지요. 사우스림과 노스림, 한라산보다 높은 7082 피트의 높이, 서울에서 부산의 길이가 넘는 대 협곡, 콜로라도 강물에 씻겨 10년에 1센티미터씩 깊어지고 있는 살아있는 지구의 활동력.... 그랜드 캐년을 한 번이라도 다녀오셨다면, 한 번쯤 들어보신 이야기일 겁니다.
그랜드 캐년의 광대함은 오랜 역사 속에서도 증명됩니다. 하얀 층은 과거에 바다였음을 입증하는 바다 진흙이고, 빨간 층은 화산 폭발로 생성된 부분입니다. 아무 말없이 바다가 되었다가 육지가 되기를 20억년 가까이 반복한 지구의 작품, 그랜드 캐년의 층들을 바라보면 무심히 한 마음으로 큰 작품을 만들어 낸 지구의 교훈이 가슴으로 스며듭니다.
야바파이 인디언의 전설은 이 거대한 그랜드 캐년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합니다. 아주 오래 전, 인간의 질병과 고통을 가엾이 여긴 태양신의 아들이 인디언 추장의 아들로 다시 태어나 근처에서 의술 활동을 벌였답니다. 하지만 어느날 그는 문득 개인적인 치유는 한계가 있음을 깨닫고 사람들의 마음과 영혼을 밝혀주는 치유를 시작했습니다. 인간이면 누구나 가슴 속에 선한 본성이 있음을,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라는 홍익의 깨달음을 설법하며 말이지요. 그러던 어느날 외부 세력의 침략을 받아 인디언 부족들이 흔들리기 시작하였습니다. 태양신의 아들은 하나됨을 이끌어내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결국 수포로 돌아갔고 죽음을 당하게 되었지요. 하지만 그는 죽음 전, 이러한 유언을 남겼답니다. “내 몸은 비록 죽더라도 나의 영혼이 이 그랜드 캐년을 붉게 물들일 것이다. 그랜드 캐년의 붉음은 살아있는 내 영혼의 증거이다.” 라고요.
하나됨과 홍익의 정신을 강조했던 인디언들이지만 현재 그들의 후예는 대협곡 아스라이 성냥갑 같은 삶의 터전에서 근근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정부 보조금을 받고 살아가는 이들”, “당나귀를 타고 나와도 하루가 걸린다” 등 그랜드 캐년을 찾는 수많은 이들의 손가락 끝에 걸려 이야기 거리가 되며 말이지요. 아무리 정신이 뛰어나도 그를 지킬만한 강한 힘이 없으면 그 정신은 무력한 것이 되고 맙니다.
하지만, 그랜드 캐년만큼 호연지기와 배포를 기를 수 있는데는 찾기 드뭅니다. 그랜드 캐년을 마음대로 접어서 가슴이나 머리에 넣고, 그 느낌은 피부에 박아오는 아주 재밌는 상상 수련법을 알려드리지요. 그랜드 캐년의 뾰족 뾰족한 산꼭대기 하나하나를 피아노 건반이라고 상상해보는 겁니다. 그 피아노는 여러분 자신만이 연주할 수가 있고, 그 소리도 여러분만이 들을 수 있습니다. 손바닥으로 쳐도 소리가 나고 팔꿈치로 쳐도 소리가 나고 이마로 쳐도 소리가 납니다. 잠시 눈을 감고 그 소리를 몸으로 느껴보십시오.
그 음악을 연주하면 머리가 맑아지며, 창조성이 개발이 됩니다. 더욱더 상상력을 펼쳐보세요. 인디언들이 계곡 골짝 골짝에서 거대한 광장으로 나오기도 하고, 무지개 빛 환한 다리가 그랜드 캐년 곳곳에 빛나고, 어떤 인디언들은 피아노 음악에 맞춰 선라즈 춤도 춥니다. 그랜드 캐년에서 이러한 상상수련법을 하고 나면, 그랜드 캐년이, 지구가 나의 가슴으로 와 안기는 느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 세상 그 무엇보다도 크고 강인한 나 자신을 느낄 수 있지요.
그랜드 캐년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여러분 마음보다 아름답지 못합니다. 그랜드 캐년이 아무리 커도, 지구보다는 크지 않습니다. 지구가 아무리 커도, 인간의 마음만큼은 크지 않기 때문이지요. 올 여름, 그랜드 캐년 스케쥴을 다시 한 번 잡아 보시지요. 그 거대함을 내 안에 넣어 나 자신이 우주만큼 커질 수 있게 말입니다.
<정리-임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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