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가주 허스트캐슬 북쪽, 관광명소 발돋움
높이 74피트의 미국유일 디자인… 불빛 20마일 밖까지
풍이 흰 물결을 만들며 해안을 쓸고 간다. 수많은 물개떼의 합창이 개골거린다. 일단의 연구가들이 백사장과 암초들을 살피고 있다.
생동의 징후는 주위에 가득하지만 등대는 고요하기만 하다. 세워진지 127년이나 되는 의미깊은 지형지물이지만 20세기 후반 50년 간은 침묵만 감돌았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중가주 관광명소 허스트캐슬보다 약간 북쪽 해안에 있는 피에드라스 블랑카스 등대가 마침내 빛을 발하게 된 것이다.
등대에 탐조등이 새로 켜지는 것 이외에도 여러 가지 중요한 변화들이 예상된다. 보수가 절실한 이 빅토리아 건축영식의 등대는 관리 당국이 바뀌면서 건물의 외관도 새롭게 단장되고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사상최초로 일반에 공개된다.
얼마 전 이 등대에서는 관게당국자, 하객 등 2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등대 관리이전 기념식이 열렸다.
지금까지 이 등대는 연안 경비대가 관리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연방 토지관리국(BLM)으로 이관된 것이다.
“이 등대는 규모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지역 역사학회에서 관리하기에는 무리다. 하지만 이번에 토지관리국 소속으로 바뀌면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
지역 역사학회 회원 캐디 태너는 말한다.
토지관리국은 등대 동호인 및 지역 주민들과 협력, 등대시설 보수 및 복원공사에 필요한 최고 350만달러의 모금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피에드라스 블랑카스라는 이름은 스페인 탐험가 후안 로드리게스 카브리요가 1542년 이곳의 흰색 바위들을 보고 지은 것이다.
3년 전 해안에서 25마일밖 바다까지 비추던 등대의 탐조등이 꺼지면서 연안경비대는 이를 10마일짜리 탐조등으로 대치했었다.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로이스 캡스 연방 하원의원(민주. 산타바바라)은 연안 경비대에 압력을 행사., 등대 관리를 다른 부서에 이관토록 했다. 궁극적으로는 등대의 일반공개도 추진시켰다.
연방 토지관리국이 19에이커에 달하는 등대 지역을 접수한 것은 작년 10월.
연안 경비대는 이 등대에 1975년 이후 관리요원을 배치하지 않았지만 항해하는 선박들을 위해 탐조등은 계속 작동시켜 왔었다.
연방 토지관리국은 연안 경비대로부터 등대 관리를 접수한 후 20마일 바다까지 비추는 탐조등을 작동시켰다.
“연안 경비대의 임무는 우리와 매우 다르다. 연안 경비대는 항해와 안전을 우선으로 하지만 우리는 말 그대로 토지를 관리한다”
토지 관리국 등대 책임자 존 보가키는 말한다.
전동적으로 토지, 광산, 공한지 등을 관리하는 것이 주 임무였던 토지 관리국이 이제는 등대같은 사적지 및 공원의 행정도 책임지는 등 새로운 기능을 하고 있다.
토지 관리국 관계자는 피에드라스 블랑카스 등대가 새로 지정된 ‘토지 관리국 캘리포니아 해안국립 유적지’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곧 익숙한 장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 해안국립 유적지는 멕시코에서 오리건에 이르는 해안선 및 인근지역 공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등대 및 인근 지역, 그리고 접근도로 등은 모두 허스트 코퍼레이션 소유이다.
토지 관리국은 일반 관광객들의 유치를 위해 현재 허스트측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보가키는 ‘피에드라스 블랑카스의 친구들’이라는 등대 보수예산 모금을 위한 비영리 단체를 구성하고 있다. 자세한 보수 일정은 모금 액수에 따라 확정된다.
“사람들은 등대의 잔잔한 분위기와 매력에 이끌려 이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허스트캐슬에는 연간 8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한다. 이밖에 퍼시픽코스트 하이웨이를 찾는 사람들도 엄청나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만 진행되면 이 등대에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은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다”
보가키는 최근 이렇게 말했다.
1875년 세워진 74피트 높이의 이 등대는 당시 산타바바라와 몬트레이 사이 뱃길을 인도하는 유일한 길잡이였다.
“미국에 피에드라스 블랑카스와 같은 형태의 등대는 없다. 우리는 지금 유물보존 붐을 타고 있다. 이 중에서도 등대가 가장 인기있다”
미국 등대협회의 웨인 윌러 회장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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