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목회자가 고목나무 옆을 지나면서 시꺼멓게 썩은 속을 보면서 말을 건넸다.
“나무야! 너도 목회를 했니?" 어떻게 그토록 속이 까맣게 탔냐?
교회 건축의 마지막 과정으로 20여 그루의 새나무들이 교회 부지에 심겨졌다. 나무들에게 물을 주면서 그들에게 편지를 썼다.
나무야! 사랑스런 나무야! 어데서 크다가 이렇게 우리 교회 터까지 오게 되었니? 새가족을 만난 것 같이 기쁘고 즐겁기가 한량없구나. 교회터에 하늘을 찌르듯 큰 나무들이 많지만 이제 온 네가 그들 못지 않게 늠름하고 씩씩하구나.
큰나무는 이미 커서 좋고, 작은 너는 앞으로 많이 클 것을 생각하니 또한 좋구나. 큰나무는 평안과 위로를 주니 좋고, 작은 너는 희망과 용기를 갖게 하니 또한 좋구나. 큰나무는 수고의 짐을 함께 지니 좋고, 작은 너는 배움의 짐을 함께 나누니 또한 좋구나. 큰나무는 물을 줄 필요가 없으니, 좋고 작은 너는 당분간 물을 계속 주어야 하니 또한 좋구나.
나무야! 작은 나무야! 그만큼 크기도 쉽지 않았을 텐데.... 잔가지는 잘리웠고, 삐툴어진 가지도 제거되었고, 오직 하늘을 향한 나무의 사명을 다하고자 일심으로 자라온 네가 대견하구나. 앞으로도 곁가지는 꺾이는 아픔을 견디고, 뿌리는 더 깊은 땅으로 내려가는 수고를 다하면서 꿈나무로, 기쁨의 나무로, 영생으 나무로 자라다오. 한낮이 되어 잎에 힘이 없어 늘어지는 것을 보니 안타깝구나. 새 터에 와서 적응하느냐고 무척 힘이 드는가 보구나. 그러나 아침에 다시 싱싱하게 살아나는 기상이 멋지고 훌륭하다.
조만간 다가올 겨울의 추위를 이기기 위해 하루 속히 뿌리를 내려무나.가을의 현란함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당분간 생존의 투쟁에 사력을 다할 너를 생각하면서 힘찬 박수를 보낸다. 늦은 것 같아도 이제 드넓은 너의 땅에서 마음껏 자라가라. 마침내 있을 곳에 서겠으니 후년 봄의 꽃을 피우기 위해, 그리고 그이후의 느름한 기상을 위해 외양의 번성함보다는 속을 키워라. 외유내강이란 말처럼 속이 차야 밖도 근사해 진단다. 밖만 번지르하면 속이 수 있단다.
나무야! 작은 나무야! 큰나무를 형남같이 여기고 좋은 것을 본받고, 더 좋은 나무로 자라다오.
나무야! 큰나무야! 작은 것을 동생같이 여기고 제발 좋은 본이 되어라.작은 것을 시샘하지 말고, 큰 형님같이 의젓하고, 아량있는 마음을 가져라. 독불장군이 되지 말고, 섬김을 받기 위해 먼저 섬기기를 힘쓰라. 작은 나무야! 큰 것을 넘보지 말고, 자신의 위치를 잘 감당하면, 때가 되면 자연히 높아진단다.
조급하지 말고, 선배들을 잘 섬기는 겸손의 덕을 쌓으라. 나무야! 큰 나무야! 작은 나무야! 우리 모두 함께 자라나서 가장 멋진 목수이신 예수님의 손에 들려지자.
하나는 그가 태어나신 구유가 되어 세상의 값비싼 요람을 무색케 하고, 또하나는 그가 타시고, 갈릿의 호수를 건너가신 목선이 되어 세상 임금의 화려한 부러워 하지 않고, 다른 하나는 그가 지시고 골고다 언덕에 올라가신, 마침내 우리 모두를 구원하기 위해 그 생명을 던진 십자가가 되어 하늘과 따을 연결하여 모든 죄를 씻고 하나님과 우리를 화목케 하였다.
나무야! 주님의 나무야! 사명을 다하기까지 힘차게 자라가자. 큰 것이 작은 것을 돌보고 작은 것이 큰 것을 성원하면서 우리 모두 주님의 장성한 분량까지 함께 자라가자.
나무야! 주님의 아름다운 나무야!
남궁 전 목사 /아틀란타 베다니 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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