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모삼천지교를 가르치시던 한문선생님, "너희들도 엄마가 되면 이리할 껴?" 대답은 생각도 않고 머릿속에 "이 똑똑한 날, 시골학교 다니게 하고… 우리엄만 맹모 아닌 계모야…" 도회지로 전학시켜달라고 조르던 삐쭉삐쭉이였다.
중, 고, 대학으로 가는 그 길목 길목에 죽어라 외웠지만 한번도 쓴 일 없는 화학분자. 겨우 한 학생 풀 수 있는 미적분 문제에 남은 49명은 졸아야 하는 검정 교복시대… 김치 고추장 담그는 법은 아예 교과서에 없고 입 하나 뻥끗 못하는 점수 매김용 문법 영어를 어학 공부하듯이 하지 않고 수학공식 외우듯이 하였고, 10시간씩 책상다리에 끼어 가늘고 긴 가방 끈만 만들었다.
어느덧 30년이 흘러 큰아이가 중학생이 되면서부터 다시는 타고 싶지 않은 서울 교육 공화국 기차를 타야만 했다. 하지만 조금도 달라지지 않는 호남선과 경부선의 기차처럼 내부의 긴장은 30년 전, 우리 학교 다닐 때보다도 더 심각하게 변해 있었다.
반 토막 난 좁은 땅에 부모 목숨보다 더 소중한 분신 한, 두 명. 근사한 직업은 한정돼 있고, 기득권은 천년만년 자식에게 부와 권위를 물려주고자 더 견고한 성쌓기 고난도의 기술전수, 반면 서민층도 차세대만큼은 나처럼 고프게 살지 않기를 바라는 원으로, 죽기살기 깡그리 정신으로 밀어붙이기…
물고기처럼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초등학교 보도가 어른인 내 양심을 때린다. 학교 다닐 때 그 고통을 생각하다면 교육개혁을 위해 조그만 주춧돌이라도 쌓아야 되는데, 한 사람이라도 빠져나가는 게 애국이라 합리화하며, 내 애만을 끌고 와 버렸으니…
내깐에 노력도 해 보았다. 아이들에게 지출되는 과외비를 줄여 모아서 시험문제를 풀기위해 중국 역사를 외우기 보다 직접 중국을 돌아보게 하고, 일본이 왜 우리보다 더 잘사는지 데리고 다녀보고, 위험하다고 못 보내게 하는 남편과 언쟁해 가면서 아이들끼리만 전국 문화탐방도 시켜봤다. "엄마, 우리나라 곳곳이 너무나 아름답고, 사람들은 친절하고, 포항제철은 자랑스러워요.왜 동강을 보전해야 하는지 가보시면 아실 꺼에요" 여행기를 모아 신문에 내 보내면서 조금씩 교육의 현실이 변하기를 바랬다.
중 3이 되면서 특수 목적고 입시를 앞두고 큰 아이는 나를 원망했다. "강호 엄마처럼 족집게 과외 선생 찾아서 전교 1등을 왜 못 만들어 주셨어요?" 내 노력은 치기에 불과했다.
예견된 원망… 깊은 고심 끝에 ‘떠나자’ 카드를 제시하며 반허락 남편을 기러기로 만들어 놓고 두 아들 양 팔에 끼고 태평양을 날아와 버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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