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사건 특검에서 밝혀진 남북정상회담의 성사 과정에서는 전형적인 북한의 밀어부치기 협상 방식이 잘 나타나 있다.
북한은 처음부터 정상회담 댓가로 현금 5억달러를 요구하여 결과적으로 한국정부로부터 1억달러, 현대측으로부터 4억달러를 받아냈다는 것이다.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세번째 예비접촉에서 북측은 남한정부에 현금 5억달러를 제시했다가 정부가 주기는 곤란하다고 하자 “그러면 사업권을 줄테니 현대가 10억달러를 내라”고 했다. 그러나 현대가 2억달러 이상은 곤란하다고 하여 회담이 결렬됐다고 한다. 이어 두주 후에 열린 네번째 예비회담에서 북측이 또 남한정부에 5억달러를 요구, 남측이 1억달러를 주겠다고 하여 낙착을 보았다고 한다.
북측은 이미 4억달러를 받기로 한 현대측에 남한정부가 주기로 한 1억달러의 대납 의사를 물었고 현대가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하자 “당신들이 보
증을 안 서면 정상회담도 할 수 없다”고 으름짱을 놓아 결국 5억달러를 받아냈다는 것이다.
이렇게 남북관계에서는 북한의 요구에 남한이 끌려가는 것이 상례였다. 이번 대구에서 열리고 있는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앞두고 북한은 남한에서 벌어진 시위에서 인공기를 소각한 사건을 이유로 또 승부수를 던졌다. 북측의 조평통이란 단체가 북한의 대회 불참을 위협하면서 남한정부의 사과를 요구하며 한국 대통령이 유감을 표명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유니버시아드 대회 도중 또 불상사가 발생했다. 북한기자가 기자회견 도중 남한의 보수단체원을 폭행한데 이어 북측 선수단이 남한 보수단체의 반북시위에 대해 남측 당국의 사죄와 주동자 처벌, 신변안전보장,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하면서 이 요구가 이행되지 않으면 대회 참가를 중단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정부가 난감해 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과 북이라는 관계를 떠나서 폭행사건은 하나의 형사사건이 된다. 만약 미군이 한국인을 폭행하여 상처를 입혔다면 한국에서는 아마 야단이 났을 것이다. 당장 미군을 처벌하라는 시위가 벌어지고 정부는 이 압력에 따라 미국에 범인 인도를 요청하고 나아가서 전국이 폭행사건과는 관계 없이 반미시위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한국은 왜 북한 앞에만 서면 이렇게도 작아지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시위는 민주주의의 기본권인 것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북한 선수단이 왔는데 친북단체가 환영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반북단체들이 반대하는 것도 불가피한 일이다.
북한은 많은 한국민들에게 잊을 수 없는 응어리를 남긴 원한의 대상이므로 이 정도의 시위가 어찌 없을 수 있겠는가. 엄청난 테러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시위를 문제삼는 북한은 한국정부 뿐만 아니라 전국민의 감정을 통제하겠다는 착각에 빠져있는 것 같다.
더구나 북측은 자기네 응원단 숙소에 불순분자들이 침투하여 여성을 희롱하는 불순한 글과 화투 등을 트렁크와 침대 속에 넣었다고 주장, 남북간 충돌을 확대시키고 있다. 그러나 북한 응원단 숙소인 대구은행 연수원 측은 북한의 주장이 황당무계한 이야기라고 일축한다.
남자들이 자주 묵는 연수원이기 때문에 이상한 낙서가 남아있을 수도 있고 화투장을 흘리고 갔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것으로 남한을 밀어부치는 북한이고 보면 “내가 마음만 먹으면 내일이라도 통일이 된다”고 한 김정일의 말이 새삼스럽게 실감된다.
국가는 국토와 국민을 단위로 국가 이익을 도모해야 하며 아무리 동족이라고 하더라도 국가에 대한 침해를 용인해서는 안된다. 북한이 무서워 북한인의 범법행위를 문제삼지 못하고 민주주의의 기본인 시위를 억압한다면 국가의 존립 의미가 재검토 되어야 한다.
정부는 한국을 더 이상 한심한 나라로 만들지 말고 나라의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 북한이 대회 참가를 중단하고 돌아가겠다고 으름짱을 놓으면 이번에는 “갈테면 가 보라”고 배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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