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 마치고 7학년 월반
취미생활로 7년째 비올라 배워
김치.불고기 좋아하는 ‘이민 3세’

15세 청소년들을 생각하면 어떤 단어가 떠오를까 생각해본다...플레이 스테이션 2, 아메리칸 아이돌, 브리트니 스피어스.....예일 대학.........잠깐! 예일 대학? 세계 최고의 명문 대학 중 하나인 커네티컷주 뉴 해이븐에 있는 그 예일 대학과 15세 청소년이 무슨 연관이 있단 말인가?
다른 15세 청소년들은 몰라도 박수민(15·미국명 헨리)군과 예일 대학은 분명 연관이 있다. 지난주부터 예일 대학은 수민이가 다니는 학교가 됐다. 여름 프로그램이나 특수 프로그램으로 입학한 것이 아니고 당당한 프레시맨(Freshman·대학교 1년생)으로 말이다.
운전할 수 있는 나이는 아니지만 대학갈 실력은 된답니다.
수민이는 초등학교 4학년을 마친 뒤 학년을 2년 건너뛰었다. 즉, 나이는 5학년 또래이지만 학년은 7학년이 돼버린 것이다. 구구단은 4학년 때 외웠단다.
모든 과목에서 성적이 우수했던 것도 월반한 이유 중 하나이겠지만 수업이 너무 쉬워 지루했기 때문에 학년을 높이기로 결정했어요.아들이 같은 나이 또래의 급우들을 떠나 2년이나 나이가 많은 ‘선배’들과 공부해야된다라는 사실이 수민이 부모인 박인보(의사)씨와 지혜경씨에게 우려를 끼쳤지만 누구보다 당사자인 수민이가 자신감을 드러냈다.
제가 다니던 와드로우-하트릿지 고등학교는 한 학년에 학생 수가 30명밖에 되지 않는 자그마한 사립학교였기 때문에 상급생들과는 평소에 잘 알고 지냈죠. 따라서 월반 적응에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그해 여름 갑자기 키가 커진 것도 다행이었죠.
수민이는 예일 대학에서 분자 생물화학을 공부한 아버지의 발자취를 이어 같은 전공을 선택할 계획이다. 결코 쉽지는 않겠지만 최선을 다해 노력해 볼래요.15세 청소년이 세계 최고 명문 대학에 입학하면 스트레스는 과연 얼마나 받을까?
저요. 스트레스라는게 먼지 잘 몰라요. 몸이 스트레스를 받길 거부하나봐요. 학업 얘기를 할 때는 진지한 칼리지 프레시맨이지만 스트레스 얘기를 하자 15세 학생처럼 천진난만하게 웃는다.
수민이의 어머니인 지혜경씨는 수민이가 어릴 적부터 화를 내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를 잘 못봤다며 15세의 나이에 아들을 대학에 입학시키기로 결정한 이유도 수민이의 성격이 워낙 원만하고 좋기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수민이에게는 학업보다 중요한 취미 생활이 있다. 클래식 음악이다.
지난 7년간 쥴리아드 예비학교에서 7년간 비올라를 배운 수민이는 대학에서도 오케스트라 활동을 계속 하고 싶어한다.
예일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로 계시는 분이 한국 분(함신익씨)이라고 들었어요. 가면 꼭 만나 뵙고 싶어요.수민이는 원래 제 성격이 좀 내성적이었는데 음악을 하고 나서부터 활발해지고 좋아졌다고 말했다.
수민이는 이민 3세이다. 그래서인지 한국말이 서툴긴 하지만 언젠가 꼭 한국을 방문, 한국말과 문화를 배우고 싶단다.정말 가서 한국말을 좀 배우고 싶어요. 한국 친구들이 한국말로 얘기할 때 못 알아들으면 너무너무 답답해요.
9년전 아들의 한글 교육을 위해 한국일보를 구독해 보고 있는 모친 지혜경씨는 수민이가 그래도 비빔밥과 김치, 불고기를 잘 먹는걸 보면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며 언젠가는 한국어와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15세때 예일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실력이면 한국말 배우는 것도 그리 힘들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글 정지원 기자. 사진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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