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 하이츠타운의 사립고교 페디학교(The Peddie School) 9학년에 재학중인 피터 박(14, 한국명 준)군은 미 국가대표 수영 선수가 되기 위해 매일 4시간 이상의 강훈련을 즐거운 마음으로 이겨내고 있다.

페디학교는 미 국가대표 수영 선수로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넬슨 디벨씨가 특별 수영팀을 창설하고 유망 수영선수를 배출하고 있는 명문 사립학교. 이 학교는 1992년 시드니올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 비 제이 베이퍼를 비롯해 다수의 미 국가대표 선수를 배출해냈다.

지난 9월 수영 특기생으로 입학한 박군은 기숙사 생활을 하며 미국 대표선수가 되겠다는 불타는 의지를 갖고 공부와 수영 등 다방면에서 모범을 보이고 있다.

박군은 다른 수영 학생들과 달리 어려운 환경을 극복한 또래보다 성숙한 한인 2세이다.미국에서 출생, 어려서부터 유달리 물을 좋아해 부모를 따라 수영장을 다니면서 스스로 수영을 터득했다. 이에 놀란 부모가 4세때 팰리세이즈팍의 YMCA 수영 코스에 등록시켰다.

한번도 레슨을 받지 않았지만 가장 높은 레벨에 배정됐으며 5살부터 들어갈 수 있는 수영팀에 4살임에도 받아들여졌다. 그리고는 5살 레벨에서 1등을 차지하는 등 타고난 재능을 보였다.

이어 해켄색 YMCA 수영팀으로 옮겼고 7살때는 YMCA의 또래 레벨에서 최고 기록을 세웠다. 10살때는 럿거스 뉴욕주립대에서 열린 뉴저지 주니어 올림픽 대회에 참가, 금메달 7개와 은메달 2개를 따냈다. 같은해 뉴욕 버팔로에서 열린 미동부지역 주니어 수영대회에 출전, 접영 100야드에 1분10초81로 대회 신기록을 세웠다. 또 자유형 200미터 금메달 등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 등 5개 메달을 거머쥐었다.

11살 때는 뉴저지 주니어 올림픽 수영대회에 출전, 숏코스와 롱코스 접영, 배영, 평영, 자유형 등 9개 부문 종합,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12살 때는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미 전국 YMCA수영대회에 출전, 200야드 접영 기록을 세웠다.이 대회에 최소연자로 출전한 피터군은 그러나 이때부터 시력에 이상이 나타나 사물이 2개로 보이는 괴로움을 겪게됐다.

물속에서는 괜찮았지만 물 밖에서는 시력이 점점 약해지며 사물이 두개로 보이는 희귀한 증세를 보인 것. 모든 물건은 물론 수업시간 칠판의 글씨를 보는데도 문제가 있었지만 부모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그 사실을 부모에게 감췄다. 5개월이 지난 후에야 부모에게 그동안 수업에도 지장이 있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결국 수술을 받게 됐으나 수술 당일까지 하루도 연습을 거르지 않았다. 피터군은 물속이 가장 편안하고 수영을 할 때는 모든 고민과 걱정이 사라진다며 연습을 쉬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다행히 수술이 성공, 정상 시력을 되찾았으며 중3때는 세크레드 허트학교에서 전학생 회장을 지냈다. 중학교 졸업때는 아너 졸업장을 받았다.

어려운 가정 환경과 시력 이상 증세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은 피터군은 다행히 특기생으로 선발돼 부모에게 등록금의 부담을 줄어줬다. 하지만 전국대회에 자비로 참가해야하므로 아직도 경제적 부담을 안고 있다. 그래도 미국 수영대표 선수 꿈을 이루기 위해 하루하루 성실하게 학교 생활과 수영 연습에 임하고 있다.

현재 미전체 14세 청소년 랭킹 16위를 기록하고 있다. 수영코치 그레그 라이드씨는 긍정적인 사고 방식으로 열심히 연습에 임해, 선수팀에서도 다른 학생의 귀감이 되고 있다고 자랑한다.

<글 이민수 기자. 사진 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