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협회(AARP)는 최근 플래터넘 비자와 손잡고 내놓은 보상 카드를 통해 카드 소지자에게 구매액의 1%를 되돌려준다. 카드를 발급시에는 주유소, 식당 등에서 쓸 수 있는 25달러 상품권도 끼워줬다.
‘보상 카드’(rewards card)가 갈수록 많이 발행되고 있다. 더 많은 소비자들이 크레딧 카드로 구매하도록 유인하기 위해서다. 인기가 높자 보상 카드를 발행하는 회사만 최근 4년 사이에 두 배가 늘어나 700개에 이른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 듀에토 비자’를 보자. 이 카드는 연회비도 없고 처음 6개월은 이자도 물리지 않는다. 구매액의 1%를 돌려줘 스타벅스에서 커피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한다. 카드로 처음 물건을 구입하면 10달러 상품권도 준다.
하지만 크레딧 전문가들은 “매달 카드 청구액을 다 갚지 못하는 소비자들에게 보상 카드는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쌓이는 이자가 보상 카드에서 얻을 수 있는 혜택보다 크기 때문이다.
‘크레딧 안내서 완결편’(The Ultimate Credit Handbook)의 저자 게리 뎃웨일러는 “크레딧 카드 청구액을 다 결제하지 못한다면 보상이 없는 저이자율 카드를 쓰는 게 훨씬 현명하다”고 충고한다.
그럼 어떤 함정이 숨어 있을까? 결제하지 못 하고 남은 금액에 부과되는 이자가 보상으로 돌려받는 것보다 훨씬 클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즉, 5,000달러를 쓰면 돌려 받는 보상은 대개 50달러이다. 하지만 5,000달러를 갚지 않으면 연 이자율 9.9%인 경우 매달 41.25달러(5,000달러×9.9%÷12)를 내야 한다.
닐슨 리포트의 로버슨은 “소비자들은 시계가 붙은 라디오를 공짜로 얻는다고 좋아할 수 있지만, 이자로 내는 돈으로 라디오 3개를 살 수 있다는 사실은 간과한다”고 말한다.
로버슨에 따르면 카드 청구액을 다 갚는 경우는 25%에 불과하다. 청구액의 50% 이상을 갚는 경우도 3분의 1 남짓이다. 보상 카드를 발행하는 회사들은 이런 허점을 노리고 ‘감춰진 비용’(hidden costs)을 부과하는 셈이다.
이러다 보니 카드 발급사들은 카드를 바꾸는 고객에겐 저이자율을 보장하면서 다른 회사 소비자들을 빼오기 위해 혈안이 돼있다. 그런 용도에 딱 맞는 게 보상 카드이다.
로버슨은 “카드 발급사들이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경쟁사에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 로열티 프로그램을 실시할 수밖에 없었고 그 방법은 보상 카드가 최선이었다”고 말한다.
카드업계 마케팅 전문가들은 소비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연회비가 있지만 보상이 컸던 과거 보상 카드는 소비자들이 큰 보상을 행사할 정도로 소비를 많이 하지 않기 때문에 매력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항공사들은 무료 항공권을 얻기 위해선 2만5,000포인트가 있어야 된다고 정했었다. 이를 위해선 2만∼2만5,000달러를 구매해야 했다. 하지만 이젠 이보다 적게 써도 무료 항공권 사용의 기회가 주어진다. 시티뱅크는 최근 선보인 ‘다이아몬드 카드’를 통해 1,700∼2,150포인트를 쌓으면 CD나 비디오를 살 수 있게 했다.
소비자에게 직접 피해는 없지만 보상 카드는 카드 발급사의 수익도 늘린다. 평균 소비자는 일반 카드에 비해 보상 카드에 6배나 많은 돈을 쓴다. 물론 ‘공짜 선물’을 받기 위해서다. 이러다 보니 소비자가 카드를 쓸 때마다 판매자가 물어야 하는 사용 수수료(usage fee)로 발급사는 배를 불리고 있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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