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 이민 100주년 뉴욕사업회가 추진중인 ‘인물로 본 미주한인 100년사’에 수록될 102인중 볼티모어 이민자로는 유일하게 선정된 안용구 교수는 국제적 바이올리니스트이자 현악의 명조련사로 불리운다.
102인중 음악가는 안교수를 제외하고 6인. 이중 절반에 해당하는 3명이 안교수의 제자들이다. 세종쏠리이스트 음악감독인 강효 줄리아드 음대 교수는 서울대 시절 제자이고, 정트리오의 정경화는 정씨가 어렸을 때 가르친 바 있다. 또 바이올린 신동 장영주(사라 장)양은 강효 교수의 제자이고, 장양의 부친 장민수 템플대 교수 또한 안교수의 제자이니 장양도 직계 제자인 셈이다.
음악가로서, 통일운동가로서 평생 한 길을 걸어온 그는 음악을 통해 사회의 화합 및 조국 통일에 기여하는 그만의 독특한 영역을 구축했다.
안교수는 1928년 원산에서 의사인 안남규씨의 7형제중 5째로 태어났다.
서울대 음대 제1회 졸업생인 안교수는 이화여고 교사와 서울음대 강사시절인 1954년 유럽으로 유학을 떠났다. 독일의 뮌헨 음대와 비엔나 음악아카데미, 영국의 길드홀 음악학교에서 바이올린 공부를 한 그는 59년 귀국하여 KBS 고향악단과 서울 시립 교향악단 악장, 서울대 교수로 재직했다. 이때 4중주단, 3중주단 등을 조직하여 실내악 운동을 펼치고 또 제자들만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챔버 오케스트라인 ‘안용구 현악합주단’을 창단, 많은 연주회를 통해 국내 초연곡들을 소개했다.
그는 68년 도미하여 작년 은퇴할 때까지 34년간 볼티모어의 피바디 음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바이올린, 비올라, 실내악과 현악 지도법을 가르치며 후학 양성에 힘을 기울였다.
그는 1991년 풀브라이트 재단 후원으로 영국과 대만, 한국의 서울대, 이화여대, 경희대 등에서 강의하기도 했다.
안교수는 1986년 미국현악교수협의회에서 주는 올해의 음악교수에 동양인으로는 처음으로 선정된 바 있으며, 1967년에는 서독정부의 대통령상을 받은 바 있다.
안교수의 삶은 음악 및 후학 양성에 대한 열정에 그치지 않고, 뜨거운 민족애가 더욱 빛을 발하게 한다.
안교수는 미국에 발을 디딘 1960년대말 볼티모어에서 만난 한인들을 10명 내외로 기억하고 있다. 이들은 대개 대학교수나 목사, 의사, 전문직 종사자 등이며, 이중 춘원 이광수의 아들인 이영근 존스합킨스대 물리학 교수와 핵물리학자로 역시 존스합킨스대 연구소에 근무하던 유광 박사가 있다. 유박사는 거물정치인인 유진오의 아들이다.
당시는 동양사람만 봐도 반가웠던 시절로 한인이 이민오면 가족처럼 도와주는 분위기였다고. 그는 1975년 콜럼비아 지역 한인회를 만들어 10여년 동안 회장을 맡아 갓 이민온 동포들을 위한 통역과 함께 관계 당국과의 협조 등으로 봉사했다. 한미장학재단 이사, 가정법률 상담소 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하워드카운티한인회 고문으로 있다.
또 안교수는 70년대 들어 군사정권의 폭압정치가 기승을 떨치자 삼선개헌반대, 김대중 구명운동 등 조국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기 시작하고, 조국 통일문제에도 관심을 갖게된다.
하지만 그의 현실 참여는 음악을 통해 이뤄진다. 동아일보가 언론탄압으로 폐간 위기에 처하자 음악회를 열어 동아일보 돕기 운동을 벌였으며, 1989년 워싱턴에서 ‘남북 가곡의 밤’ 공연을 주도했다. 그의 3차례 방북은 모두 통일을 염원하는 음악회를 위한 것이었다. 일생을 예술과 통일을 위해 살아온 노교수의 꿈은 남북이 통일돼 남북의 음악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판 음악축제를 벌이는 것이다.
가족으로는 63년 KBS 아나운서였던 김정현 여사와 슬하에 2남1녀를 두고 있다. 장남 안호씨는 캔사스 시티 교향악단 첼로 주자, 차남 안준씨는 통신산업회사에 근무, 외동딸 안영희씨는 필라델피아 교향악단의 비올라 주자이다.
<박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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