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와 전쟁, 민족간 갈등의 깊은 수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아프리카는 여전히 현대 문명사회에서 고통과 고난의 삶을 상징하는 오지다. 한톨의 쌀이 소중한 그곳의 현실을 가감없이 보여주기 위해 한인들이 찾아간다. 한국일보 미주본사의 우간다, 케냐, 르완다 등 아프리카 3개국 현장 취재에는 인기가수 유승준 군, 칼스테이트 LA 정내홍 양, 그리고 뉴저지의 김기헌 씨 등이 동행해 기아 현장을 직접 체험하며 현지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유승준 군은 해마다 월드비전이 주최하는 30시간 기아체험 행사에 참여하고 정내홍 양은 아프리카 간호 사역의 꿈을 안고 2000년 기아체험 행사에 참가했다. 김기헌씨는 아프리카 어린이들과 결연을 맺고 수 년 째 도움을 주고 있다. 이들은 이민 100주년을 넘어 또다른 100년을 향해 나가고 있는 한인사회가 국제사회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제시하게 된다.
<사진 진천규 기자>
유승준 (27, 가수)
어려운곳 어디든 달려갈 것
“배고픈 아프리카 아이들을 섬길 수 있다면 언제든지 달려가겠습니다.”
가수 유승준 씨는 월드비전에서 자신에게 아프리카 방문을 제의한 게 너무 고맙다. 시민권 파동 이후 개인적으로는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하나님이 주신 ‘유명세’로 남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특권만은 빼앗기지 않았다는 생각에서다.
월드비전 측은 유승준 씨가 이번 방문에 누구보다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유씨가 해마다 30시간 기아체험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데다 월드비전 한국 친선대사인 연기자 김혜자, 박상원씨 등이 적극 추천하기도 했다. 유씨는 평소 어머니처럼 따르던 김혜자씨에게 “저도 뭔가 할 수 있게 해주세요”라고 졸랐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방문 결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아프리카 방문과 독일 ‘유럽 청소년 연합집회’가 일정이 겹쳤다. “남을 도울 수 있는 자리에는 가급적 빠지고 싶지 않아요. 무대에는 서지 못하지만 섬기고 봉사하는 곳이 제가 있어야 할 곳이라 생각하고 어디든 가겠습니다”
“나누는 삶 배울래요”
정내홍 (20, 칼스테이트 LA)
“가정, 학교, 건강 등 가진 게 많아요, 저는. 그 곳 아이들과 나눌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게요”
칼스테이트 LA에서 간호학을 공부하고 있는 정내홍 양은 2주 동안의 아프리카 방문에서 학생의 시각으로, 그리고 가장 풍요로운 나라에서 태어나고 교육받은 입장에서 아프리카를 바라보고 후원자들에게 그 느낌을 전달한다.
정 양은 이번에 학생 대표로 아프리카 방문단에 선정됐다. 정양이 이번 방문에 전격 발탁된 것은 지난 2000년 30시간의 기아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한 것이 인연이 됐다. 본인은 운이 좋아 방문단에 선정됐다고 겸손해 했지만 어머니 정정자씨는 “대학 졸업 후 아프리카로 간호 선교를 계획하고 있었는데 이것이 계기가 된 것 같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간호 선교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는 정 양은 “아이들은 너무나 순수하다. 그들이 웃을 수 있도록 사랑을 듬뿍 주고 오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서로를 배울수 있는 기회”
조나단 심 (33·월드비전 US)
“제가 누구를 돕다니요. 저는 배우러 그곳에 가는 겁니다”
이번 아프리카 구호사업의 유일한 월드비전 직원이며 재정 등 총무를 담당하고 있는 조나단 심씨. 95년부터 월드비전US에서 일해 온 심씨는 “봉사활동은 잘사는 사람이 못사는 사람을 돕는 것이 아닌 다른 환경에 있는 사람들이 서로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한인 2세인 심씨는 월드비전 US에서 일하는 몇 안되는 한인이다. 그는 월드비전에서 일할 수 있는 것은 행운이라며 ‘하느님이 문을 열어주셨다’고 표현했다. 대학에서 ‘비영리단체 경영학’을 전공한 심씨는 “돈이 목적이 되는 일에 종사하는 것보다 돈을 수단으로 사람을 살리는 일에 매진할 수 있어 즐겁다”고 밝혔다.
한국어보다 영어가 익숙한 심씨지만 “한인이란 정체성은 언제나 마음 속에 있다”며 이번 아프리카 구호사업을 통해 많은 한인들이 ‘내가 아닌 우리’의 삶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랬다.
“희망을 선사 하렵니다”
조소라 (35·몬트레이 인스티튜트)
“내전의 아픔을 딛고 일어서려는 르완다 사람들에게 ‘희망’이란 두 글자를 보여주고 싶습니다”
이번 아프리카 구호사업의 행사 일정을 담당하고 있는 조소라씨. 94년부터 월드비전에 몸담은 조씨는 현재 몬트레이 인스티튜트에서 국제학을 공부하고 있다.
98년부터 5년간 해외사업팀장으로 활동한 조씨는 현장에서 느꼈던 국제 봉사활동의 아쉬운 부분을 채우기 위해 봉사활동의 현장을 떠났다. 하지만 아프리카는 그녀를 불렀고 그녀는 아프리카의 절박한 목소리를 거절할 수 없었다.
조씨는 “작년 가을에 미국에 온 뒤에 공부에 매달리느라 정신이 없었다”면서도 짧은 봄방학을 맞아 아프리카로 떠나는 그녀의 표정은 밝았다.
하지만 그녀는 “99년 방문때 후투와 후치족으로 나뉘어 서로 총부리를 겨누던 사람들의 모습이 생생하다”며 “하루속히 그곳에도 평화가 정착되기를 기도한다”고 이내 근심어린 표정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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