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면 변하는 유행 초스피드 어리둥절”
패션·걸음걸이 너무 빨라
잠시 멈추면 못 따라가
한국인 인정 미국사회 소개
<서울-김경원 특파원> 서울 속에는 작은 미국이 있다. 서울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기고 사는 미국인만 수십만 명이 넘는다. 주한미국인상공회의소(AMCHAM)에 따르면 미국대사관은 전쟁 등 불상사 발생 때 대피시켜야 할 자국민 수(군인 제외)를 15만 여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 양국을 오가며 사업을 하는 기업 수만 2,300여개. 콜로라도 덴버 한인사회보다 크고, 글렌데일시 전체 인구의 절반이 넘는 큰 커뮤니티가 서울 속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인구가 거주하고 있지만 LA한인타운 같은 미국타운은 형성돼 있지 않다. 한남동, 이태원등 미국인이 집단거주하는 동네가 있지만 한인타운처럼 상권을 형성해 끼리끼리 모여 사는 장소는 없다. 한국에서 미국식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주류 한국인 사회’와 고립돼 살아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16년째 살고 있는 태미 오버비 AMCHAM 소장은 “미국 체인점인 ‘TGI Friday’가 삼성동에 1호점을 개점했을 때 미국인들이 고향의 맛을 보기 위해 몰려 간 적이 있었지만 이젠 모두 옛날 이야기”라며 “한국에 살면서 굳이 미국식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오버비 소장은 “한국에 이렇게 오래 살았지만 아직도 한국말을 잘못해 창피하게 생각한다”며 “한국에 사는 미국인들은 빨리 한국화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눈에 비친 한국은 속도가 무지하게 빠른 사회다. 한 2주 미국으로 모국방문을 갔다가 오면 달라진 것이 너무 많아 어리둥절할 때가 있다고 만난 미국인들마다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영어교사로 4년째 체류하고 있는 프레즈노 출신의 마이크 슈터는 “사람들이 걷는 속도에서부터 패션 유행까지 한국은 매우 다이내믹하고 급류처럼 빨리 흘러가는 사회”라며 “살다보니 배워서 그런지 미국에 가면 친구들로부터 너무 빨리 행동한다는 지적을 종종 받는다”고 말했다. 서울 속 미국인 가정의 가장 큰 고민은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고 있는 2세들 교육. 미국식인 가정, 온갖 국가 출신의 학생들이 다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외국인 학교, 이런 울타리밖에 항상 존재하고 있지만 쉽게 동화될 수 없는 한국. 이 세 가지 다른 환경 사이에 매일 끼어 사는 아이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심각하게 느낀다고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한 미국인 단체인 ‘리빙 인 코리아’는 제3문화의 아이들(Third Culture Kids)란 책을 자녀를 둔 미국인 부모들에게 필독 서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비즈니스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스티브 맥키니는 “가족이 살고 있는 장소가 바로 고향이란 사실을 두 아들에게 가르치고 있다”며 “이런 사고는 한국생활에 빨리 적응하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에서 만난 미국인들. 북핵, 반미, SK글로벌 스캔들 등 부정적 면만 보도하는 미국 언론에 큰 불만을 가진 이들은 미국을 방문할 때마다 한국의 정을 소개하는 민간 외교관의 역할도 해내는 등 한국인의 시각을 가진 미국인이 되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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