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를 알리는데는 ‘한국영화’가 최고라는 평이 쏟아지고 있다. LA, 뉴욕 등지에서 한국영화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극장 상영에 들어가면서 미국 영화배급사들이 한국영화를 DVD로 제작해 발표하는가 하면 한국을 소개하기 위해 한국 영화전을 기획하는 등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
2~3년전만 해도 쉬리, 친구 등 한국에서 크게 성공한 영화들이 몇몇 미국 문화계 인사들이나 영화 매니아를 중심으로 소개되던 것과 비교해 장족의 발전을 한 셈이다.
미주 한인사회를 중심으로 LA에서 개봉한 실미도를 비롯해 할리웃 리메이크 방식으로 미 시장에 진출하거나 각종 영화제에 초청돼 선을 보이는 영화들이 늘고 있다. 이와 때를 같이해 미 전역 41개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등 국제영화제 수상에 힘입어 성공적으로 미국에 상륙한 영화들도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 영화 배급사인 ADV는 최근 한국 영화 30편을 수입해 DVD로 제작, 발매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들은 ‘2009년 로스트 메모리즈(이시명 감독)’과 ‘공공의 적’, ‘조폭 마누라’, ‘가문의 영광’, ‘마리 이야기’, ‘품행 제로’,’킬러들의 수다’, ‘광복절 특사’ 등 최근 한국 영화들을 수입해 자국민에게 소개하는 문화첨병 역을 자청하고 나섰다. 이러한 시도는 소수 영화 전문가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미국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 영화의 미국 진출은 단지 경제적인 문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대도시 한인 문화원들은 한국영화 무료상영이나 한국영화전 등의 행사를 통해 2세들을 교육하고 한국문화를 전파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신세대들의 사랑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에서부터 역사물, 액션, 멜로, 예술영화 등 한국의 유구한 문화를 소개하는 가장 세련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서다.
뉴욕한국문화원의 경우 ‘찾아가는 한국영화관’ 시리즈를 기획해 대학 및 동포 밀집지역에 우수 한국영화를 무료로 상영하고 있다. 한국의 전통미를 영상화하는 것으로 유명한 임권택 감독의 영화에서부터 오아시스, 스캔들, 공동경비구역 JSA, 정, 시월애, 엽기적인 그녀 등 최근 히트한 영화들을 통해 자연스런 문화전파를 시도하겠다는 의도다.
아직까지 한국영화가 소개되지 못한 미 동남부 지역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보다 가시화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지난 14일 아틀란타 지역언론은 ‘숨막히는 아름다움의 인생교훈’이라는 제목으로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을 영화섹션 1면에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정작 한인들은 당분간 한국영화를 제대로 된 상영관에서 감상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 주요 배급사들이 외면하는 동남부 지역인데다 자체 상영시설을 갖추고 있는 한인 공간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영어자막이 실린 한국영화를 취급하고 있는 곳도 손에 꼽을 만큼 적다. 시네마하우스의 에리카 장씨는 DVD의 경우 지역별 코드가 달라 한국에서 직수입을 해올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미국 배급사를 통해 제작된 작품만을 주문할 수 있어 가격이 높고 구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인 친구에게 선물하기 좋다는 등의 이유에서 젊은층의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현재 한국영화를 구입할 수 있는 곳은 미국 대형영화 체인점인 ‘블록버스터’나 다운타운가의 소규모 전문점들로 이곳에서는 국제영화제 수상작이나 2~3년전 히트작들을 찾아볼 수 있다. 한인타운에 위치한 영화전문점 시네마하우스(678-530-0092)의 경우 최근작 30편을 DVD로 구비하고 있다.
<황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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