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이인화.이호철씨 등 장.단편 소설 영문판 만날수 있어
한국 문학작품의 영문판 출간이 잇따르고 있다.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 이인화의 ‘영원한 제국’ 등 한국현대 문학의 주요 작품들이 이미 영문판으로 출간된데 이어 최근에는 한국 전후문학의 대표 작가로 한국전쟁의 체험담을 리얼하게 묘사한 이호철씨의 ‘남녘사람, 북녘사람’과 남북분단 문제를 휴머니즘 시각에서 다룬 ‘판문점’을 비롯 이씨의 단편소설들을 모은 ‘판문점: 이호철 단편소설’이 이스트 브리지사에 의해 영문판으로 출간됐다.
이 두 작품은 현재 아마존 닷컴과 이스트브리지(www.eastbridgebooks.org)사를 통해 구입할 수 있고 곧 미 서점가에 나올 예정이다.
이스트 브리지사는 2년전 최인훈, 황석영, 조세희, 윤흥길 등의 소설을 모은 ‘총독의 소리 외’(Voice of The Governor General and Other Stories of Modern Korea, 전경자 번역)와 이인화의 ‘영원한 제국’(Everlasting Empire)의 영문판을 출간한데 이어 내년에는 제주도민 학살 사건을 다룬 현길언의 단편소설 모음집 ‘죽음의 침묵’(Dead Silence: Stories on the
Jeju Massacre)과 이남호, 이광호, 김미현 등 한국 현대문학 작가들의 작품을 분석한 ‘20세기 한국현대 문학’(Twentieth Century Korean Literature) 등 한국문학을 소개하는 4편 이상의 영역 작품을 출간할 예정이다.
영국의 앤드류 피터 칼릭과 조숙연씨가 공동 번역한 ‘남녘사람, 북녘사람’(Southerners, Northerners)은 ‘대산문학상’과 ‘예술원상’ 수상작으로 이미 폴란드어, 중국어, 일어, 프랑스어,독일어 등 6개국어로 번역, 출간된 상태.
이 작품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열여덟살의 청년으로 인민군에 동원됐다 남측의 포로 신세가 되는 극적인 작가의 체험담을 소설화한 것이다.북한 고교생 시절의 흥미로운 묘사로 시작해 죽음을 간신히 벗어나는 장면으로 마무리되는 이 소설은 한국전쟁의 초기 단계와 일상의 리얼리티가 얼마나 비극적이면서도 터무니 없는 것이었는 지 작가의 독특한 관점을 통해 독자들이 뼈저리게 접근할 수 있다.
전쟁 회고록을 넘어선 이 책은 한국전쟁 상황 뿐 아니라 전쟁을 시점으로 반세기간의 남북한 역사를 포괄적이면서도 파노라마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판문점과 그 외 이야기’(Panmunjom and Other Stories by Lee Ho-Chul)란 영어 제목으로 나온 ‘판문점: 이호철 단편소설’은 컬럼비아대 동아시어과 테드 휴즈 조교수에 의해 영역된 이호철씨의 단편소설 13편을 수록하고 있다.
’탈향’(1955)부터 ‘이산가족, 친족타령(1999)에 이어 이번에 영역된 ‘판문점’에 수록된 작품들은 한반도의 분단상황이라는 아픈 역사에 대한 휴머니즘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작가 이호철씨는 1932년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나 6.25 전쟁 발발 후 인민군에 동원돼 유엔 포로가 됐다 풀려나 월남했다. 이후 부산에서 부두노동, 제면소 직공, 미국 기관 JACK 부대 경비원을 거쳐 70년대 재야민주화 운동에 투신, 두차례 투옥되는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내년 3월에는 한국 근대 소설가 염상섭의 ‘삼대’(Three Generation)가 ‘아키펠라고 북스’에 의해 영문판으로 출판된다. ‘삼대’는 ‘표본실의 청개구리’를 쓴 염상섭이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조씨 일가의 불화와 암투를 다룬 가족사를 그린 장편소설로 한국 시대상을 가장 잘 나타낸 작품으로 평가된다.
한편 한국에서 한국문학 번역 작업이 활발히 진행되며 해방전후의 작품에서부터 한국 현대문학에 이르는 한국문학작품의 영문판 출판이 봇물을 이룰 전망이라 한국문학과 역사를 미국 독자들에게 알리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유영난씨와 전경자, 안정효씨 등 실력 있는 번역자들에 의해 한국문학 작품들이 미국에서 영문판으로 출간됐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출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문학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설립된 정부출연재단인 한국문학번역원의 지원으로 박경리의 ‘김약국집 딸들’과 서정주의 ‘떠돌이의 시’, 김동리의 ‘사반의 십자가’, 최인훈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한용운 외 한국 시인들의 시모음집 ‘심우장: 한국현대 시선’, 황순원의 ‘일월’과 ‘움직이는 성’,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공’ 등 170편의 한국작품이 영역, 출간됐고 현재 100 여편이 번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산문화재단 역시 한국 문학 번역가 양성을 위해 지원하고 있다.
<김진혜 기자> jhkim@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