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로빈슨 크루소 섬 떠들썩
탐사회사는 “50% 소유권 달라”
정부선 “말도 안되는 소리”일축
칠레의 로빈슨 크루소 섬이 때아닌 황금광 열기로 떠들썩하다.
이 황금광 열기는 재난구조회사인 와그너가 지난 26일 이 섬에서 100억 달러에 달하는 18세기 보물을 숨긴 장소를 발견했다고 발표한 직후 시작돼 이제 섬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고 영국 BBC 인터넷판은 29일 전했다.
벌써부터 이 보물의 소유권을 두고 칠레 정부와 섬 주민, 보물 발견 회사는 자기 몫을 주장하고 있다. 이 섬에 전해 내려오는 보물에 대한 전설이 이제 현실로 눈 앞에 나타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섬에는 스페인 해양탐험가인 후안 에체베리아가 1715년 이 섬 어딘가에 보물을 숨겼으며, 이후 영국의 선원 코넬리우스 웹이 이 보물을 찾아내 다른 곳에 숨겨뒀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수백년 동안 해적들이 바다에서 약탈한 800t 분량의 이 보물에는 금화, 보석, 황금막대, 교황의 반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전설 때문에 그동안 많은 보물 사냥꾼들이 찾아 나섰고, 마지막으로 1998년 한 탐사대가 보물을 추적했지만 실패했다.
그러나 와그너사의 주장은 상당히 공신력을 얻고 있다.
보물을 찾아낸 와그너사의 정교한 지하 탐사용 TX 스파이더 로봇은 지금까지 수차례 미궁에 빠진 범죄사건을 해결한 혁혁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 `스타워스’의 R2D2 로봇의 이름을 따서 `아루투리오’라 불리는 이 로봇은 우파 무장세력이 비밀리에 숨겨둔 무기류를 찾아냈고, 실종 기업가의 뼈를 찾아내는 개가를 올리기도 했다.
이를 ‘역사상 최대의 보물’이라고 주장하는 와그너사는 이 보물 중 절반의 소유권을 인정받을 때까지는 이 보물이 숨겨진 장소를 공개할 수 없다고 고집하고 있다.
그러나 세르기오 비타르 칠레 교육장관은 이 보물은 정부에 귀속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물 소재지인 로빈슨 크루소 섬의 마르크 곤살레스 시장은 “현재로서는 보물의 정확한 위치를 모르는 편이 낫다. 그렇지 않다면 모든 사람이 곡괭이와 삽을 들고 섬 여기저기를 파낼 것이기 때문이다”라며 이 섬의 주민 600여명이 보물의 절반을 가질 권리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보물로 유명해진 이 섬은 18세기 영국 작가 다니엘 디포의 장편소설 ‘로빈슨 크루소’의 산실로도 유명하다. 주인공 크루소의 실제 모델인 스코틀랜드 선원 알렉산더 셀커크는 1704년 이 섬에 버려진 채 5년여 동안 혼자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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