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quisite 란 영어 단어의 워낙 의미는 임시수당, 또는 부수입인데 요새는 흔히 Perks 라고 약칭되면서 그 의미가 (높은 지위에 따른) 특혜나 특권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예를 들면 장, 차관이 되면 그 지위에 따라오는 운전사 딸린 전용차 사용권 같은 게 있다. 또 관사에서 살 권리도 Perks 중 하나다. 그런데 요즘은 정부 고관이나 대기업의 CEO들만 Perks를 누리는 게 아니라 심지어는 대학 총장들도 비슷한 특권을 고집해서 자기들의 계약서에 집어넣는 판국이다.
최근 한 예는 10월 10일자로 파면된 워싱턴 DC 소재 아메리칸 유니버시티의 벤자민 래드너 총장이다. 파면 사실을 발표하면서 아메리칸 대학의 이사회는 래드너가 개인비용을 부당하게 학교 돈으로 지불하게 한 12만5,000 달러를 물어내야 할 것이며 또 2002년부터 금년까지 39만8,000여 달러를 더 받은 데 대해 세금을 내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2004년에는 도합 대학에서 80만 달러를 받은 래드너 전 총장은 아마도 학교 재원을 자기의 저금통 정도로 생각했던 모양새다. 예를 들면 래드너는 자기 부인에게도 8만 달러의 연봉을 지급할 것을 고집했으며 심지어는 아들의 약혼식을 13코스 초호화판 파티로 개최하면서 그 비용을 학교에 물렸다는 것이다. 또 운전사 딸린 전용차 외에 부인의 자동차도 학교 돈으로 살 것을 요구한 데 더해 그 부인이 어느 나라 대사부인을 대접하는 과정에서 따로 리무진을 빌려 몇 천불이 학교 예산에서 나가게 했다는 등 정말 안하무인격인 행동을 했던 것으로 보도되었다.
누군가가 보다못해 익명의 편지로 래드너의 군주 같은 생활습관을 폭로한 것으로 발단이 되어 8월부터는 휴직상태에 있던 래드너는 변호사를 통해 자기는 잘못이 없었고 판단력에 있어서 실수는 있었기 때문에 학교에는 2만1,000달러를 물어줄 것이며 국세청에는 3만2,000달러에 대해서 세금을 낼 것이라고 강변해왔지만 그것이 먹혀들지 않은 것이다.
아메리칸 대학은 감리교 계통의 사립대학으로 1만1,000명의 학생들을 교육시키는 기관인데 전국 대학의 랭킹만이 아니라 워싱턴 DC 대학의 랭킹에서도 상위권에는 속하지 못하는 대학이다. 래드너 총장의 지지자들은 그가 11년 전 총장으로 취임하기 전에는 4년 동안에 총장이 네 번 갈리고, 그 중 하나는 섹스 스캔들까지도 있어 학교 평판이 형편없어진 것을 래드너가 열심히 해서 학교가 인정받는 결과에 이르렀다고 주장한다.
래드너의 변호사들은 그가 1997년에 다시 대학과 맺은 계약에 의하면 그의 잘못이 없을 뿐 아니라 그가 총장을 그만두더라도 그 대학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등 일반 대회사들의 CEO들이 회사를 그만두거나 심지어 해고되더라도 엄청난 전별금을 챙겨 나오는 데서 생긴 ‘황금의 낙하산’(Golden Parachute)이란 표현처럼 그에게도 후한 전별금이 지불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사회의 여러 이사들은 래드너의 그같은 계약서를 본 적도, 검토한 적도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래드너의 장래는 불투명하다.
사실 연방의원들의 연봉이 15만 달러가 조금 넘고 연방판사들도 그와 비슷한 것을 생각해보면 사립대학교라고 할망정 래드너의 호사스런 총장생활은 도를 지나쳤다. 심지어는 총장 공관에 여러 일꾼들에 더해 총장 전용의 요리사까지 두고 있으며 그 요리사의 생일파티를 뉴욕에서인지 뻑적지근하게 베풀어주었다는 이야기도 들리니까 학교 돈을 자기 돈처럼 여겼음이 분명한 듯 하다. 그러는 동안 다른 교수들이나 교직원들의 봉급 인상에는 인색했다는 것이니 마치 어느 기업의 CEO가 직원들은 대량해고 시키면서도 자기의 연봉이나 보너스는 올리고 또 올리는 작태와 비슷한 점이 있다.
<남선우 변호사 MD, VA 301-622-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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