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적으로 강정구 교수의 글과 언행은 학문과는 관계없는 국가안보에 관련된 위험한 사상적 발언이다.
우리는 먼저 주체사상과 주사파의 개념론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북한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남한 혁명을 수행하려는 운동세력 주사파가 지도이념으로 받아들이는 주체사상은 이른바 사람 중심의 철학이라는 협의의 개념이 아니라 북한의 사회역사관, 정치철학, 경제이론, 혁명이론, 대중지도이론, 수령관 등을 총칭하는 광의의 개념이다.
특히 주사파에게 핵심적으로 수용되는 것은 북한의 남조선 혁명이론이다. 주사파가 운동권 내에서 흔히 NL(National Liberation·민족해방) 이라고 불리는 것도 북한의 남한 혁명노선인 민족해방 민주주의의 혁명론을 주장하며 특히 민족해방을 앞세우기 때문이다. 주사파는 한국사회 성격을 식민지 반봉건사회라고 규정했으나 한국이 미 제국주의의 식민자라는 점을 과도하게 강조하고 현실을 무시한데서 오는 억지요 견강부회라고 비판을 받아 식민지 반자본주의사회로 수정했다.
주사파가 국내 운동권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것은 5공의 압정이 극성을 부리던 85년말 경이다. 광주의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학생운동의 이데올로기가 극단적인 반미투쟁으로 집약되면서 확산되기 시작한 주사파는 86년 봄부터 운동권내에 막강한 한 정파로 자리를 잡고 급격히 세를 확장하다 86년10월 건국대학 ‘애학투련’ 결성사건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 87년 개헌정국에서 직선제를 내걸고 실패한 뒤 주춤했으나 88년 봄부터 통일운동을 고조시켜 89년 7월에는 평양축전에 전대협 대표를 파견하기도 했다.
주체사상은 혁명과 건설을 추진하는 민중대중에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북한 조선노동당의 지도사상이다. 북한의 헌법에는 주체사상이 조선 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의 활동지침으로 규정되어 있고, 주체사상은 사람 중심의 철학이라고 하여 사람이 모든 것의 주인이며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철학적 원리에 기초하여 혁명과 건설의 주체와 원동력을 인민대중에게 귀착시키고 있다. 주체사상은 혁명과 건설에 있어서 자주적 입장과 창조적 입장을 견지하는 사상이며 이러한 사상을 구현하는 지도지침으로 사상에서 주체, 정치에서 자주, 경제에서 자립, 국방에서 자위의 원칙을 내놓고 있다. 북한은 86년 6월 주체사상은 인간중심의 혁명적 세계관으로 민중대중의 자주성을 실현하기 위한 혁명학설이라고 밝히고 당도, 국가도 주체사상으로 일색화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나아가 김일성 주석은 88년 9월 건국 40주년 기념연설에서 전세계의 자주화를 역설하였다.
국가보안법이 존재하는 이상 강정구의 죄는 형법 중 내란죄로 엄히 다스려야 한다. 강정구의 노골적인 친북 발언은 만경대정신 이어받아 통일위업 이룩하자(2001년8월17일), 한국의 주적은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다(2005년 3월18일), 국방백서는 대미 용비어천가이며 미국 주둔을 정당화해 민족자존을 훼손하고 북한에 대한 적대의식을 고취시킨다(5월30일), 6.25전쟁은 북한의 지도부가 시도한 통일전쟁이다. 맥아더 장군은 민족의 비극의 전조인 39선 분단을 집행한 집달리, 폭격을 감행한 전쟁광이다(7월27일), 6.25 전쟁은 미국이 개입 않았다면 1개월 내에 끝났을 것이고 사상자는 1만명 미만이었을 것이다. 전쟁으로 희생된 400만 명에게 미국은 원수다. 1946년 미군정청 여론조사에서 공산주의, 사회주의 지지자는 77% 였다(9월30일) 등 수없이 이어졌다. 국가보안법상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강정구의 사법처리에 관한 부당한 지휘를 한 법무장관의 직권남용을 즉각 철회하고, 명백한 범법행위를 엄벌에 처할 것을 바란다.
김석남 <민족문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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