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리우 의원이 두 법안을 철회했다. 법안 저지에 앞장선 장본인들로서 소감은.
▲식품협회 이종식 수석부회장(이하 이종식); 존 리우 의원이 그간 너무나 강하게 법안을 밀어붙여 마지막 순간에 철회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러나 법안이 상정된 후 관련 한인단체들과 힘을 합해 꾸준히 저지 운동을 벌여왔기 때문에 끝까지 갈 각오가 돼 있었고 여러 시 의원들이 입장을 바꾸는 것을 보고 실제 투표에 부치더라도 승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인사회의 단합된 힘으로 이런 큰 성과를 얻어내 너무 기쁘다. 또 열심히 바쁘게 일하는 회원들을 대표하는 단체의 임원으로서 회원들의 불이익을 사전에 막았다는 점이 가장 만족하다.
▲소기업센터 김성수 소장(이하 김성수); 우선 첫 단계는 잘 마무리한 것 같아 기쁘다. 청과와 델리 업계가 무너지면 소기업센터의 운명도 끝난다는 각오로 지난 2달 열흘을 지냈다. 법안 상정 소식을 상정 하루전에 접하고 곧바로 저지운동에 나섰으며 청과, 델리 업계 또 히스패닉, 유태계, 중국계 등 타민족이 가세하면서 이번에 큰 성과를 얻은 것에 대해 나름대로 그동안의 고생에 대한 보람을 느낀다. 하지만 이 두 법안이 어떤 새로운 옷을 입고 재등장할지 모르기 때문에 향후 대책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시의회와 의원들의 움직임을 계속 주시하며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준비에 전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김영해 뉴욕한인청과협회 수석 부회장(이하 김영해): 청과협회원들을 비롯 이번 법안 입법을 저지하기 위해 힘을 합쳐 함께 싸운 모든 뉴욕시 소상인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다. 이번 입법 저지 투쟁으로 소상인들도 단결만 하면 권익을 얼마든지 지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게 가장 큰 결실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좌대규정강화 법안의 부당함을 신속히 간파하고 소상인들의 힘을 한 곳으로 모아낸 김성수 소기업센터 소장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한다. 또한 입법 저지 캠페인에 중국계, 히스패닉계, 유태계 소상인들이 적극 동참함으로써 더욱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뉴욕한인회 이경로 회장(이하 이경로); 한인사회의 단결된 힘으로 이런 놀라운 성과를 얻어 냈다. 이는 해당 업계의 로비 활동과 모임, 언론과 한인사회의 지지 등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룬 가운데 얻어낸 소중한 결과다. 한인사회의 정치력이 성장한 것 같아 뿌듯할 따름이다.
-과거에도 한인사회와 관련된 법안이 상정되거나 통과되는 사례가 많았지만 단체들이 연대해 활동을 벌인 사례가 없었다. 이번 법안만큼은 모든 단체가 힘을 합쳐 성과를 얻어냈다. 애초에 힘을 모으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이종식; 언론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처음으로 느꼈다. 처음에 소기업센터 김성수 소장이 내용을 알려왔을 때 법안이 미치는 파장을 잘 이해하지 못해 ‘어떻게 되겠지’하고 무사 안일한 태도로 일관했다. 바로 이때 뉴욕한국일보에서 ‘업계에 큰 파장을 몰고 올 법안이 상정, 통과되는 데 해당 업계는 무엇을 하고 있나’고 지적하는 내용의 기사를 접하고 식품협회가 긴급 대책 모임을 갖고 리우 의원을 면담했으며 법안 내용을 더욱 구체적으로 파악한 뒤 관련 단체와 연대하기로 결정했다. 또 저지 활동에 앞장선 소기업서비스센터의 계획을 듣고 전폭적인 지지를 다짐했다.
▲김성수; 해당 업계의 생사가 걸린 일이라 단합이 의외로 쉬웠다. 유사 단체끼리 따로 행동하기 보다는 힘을 합하자는 공동 의견이 있었다. 그러나 최초에 3개 단체가 힘을 합한 데에는 한국일보의 채찍질 역할이 컸다. 총대를 맨 일부 협회 관계자들과 해당 업계의 지지, 언론의 도움이라는 삼박자가 잘 맞아 떨어졌다.
▲이경로; 특정 업계의 일에서 그치지 않고 한인사회의 대표적인 업종이 무너지면 커뮤니티도 타격을 입는다는 생각으로 가담하게 됐다. 처음에는 해당 업계의 요청이 없어 발벗고 돕지도 못하는 등 답답하기 그지없었는데 지난 주말 소상인들에게서 가두서명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힘을 실어주기 위해 적극 가담했다. 그리고 리우 의원이 마음을 바꾸기 전 날인 24일 언론의 힘을 얻기 위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
-단체가 공동 목표를 갖고 단합해 법안을 철회시키는 사례가 여태껏 없었다. 이번 기회로 모아진 협조체제를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이종식; ‘뭉치면 산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앞으로 해당 업계와 관련된 문제가 발생하면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겠다. 소상인들은 랜드로드, 고객, 종업원, 관공서 직원 등 사이에 끼어 하루 품을 팔며 생계를 유지한다. 그런데 영어를 제대로 못하다보니 툭하면 벌
금형을 받고도 속상하지만 그러려니 한다. 새로운 규제가 생겨도 그냥 자포자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는 단체들이 연대해 세미나도 열고 회의도 가지면서 소상인의 권리도 배우고 문제가 발생하면 공동대응도 해나갈 것이다.
▲김성수; 이번 성과는 한인 단체들이 한데 힘을 모으고 이를 확인한 쾌거다. 나아가 한인사회뿐 아니라 중국계, 히스패닉계, 유대계까지 공동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타민족과 연대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어 값진 재산이 될 것이다.
▲김영해: 김성수 소기업센터 소장이 주축이 돼 이미 결성이 돼 있는 소상인연합회를 제대로 활용만 한다면 타민족 소상인들과의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를 위해 소상인연합회를 더욱 조직화, 체계화해 명실상부한 소상인 권익 단체로 양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경로; 한인사회 한 특정 단체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그것은 이미 한인사회 전체의 일이 된다. 그러나 한인회는 100여개 단체와 관계를 갖고 활동하고 있는 만큼 특정 단체가 관심 사항을 연락해 주고 도움을 요청하기 전에 한인회가 이를 미리 파악해서 먼저 연락하기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따라서 어떤 사항이든 늦기 전에 한인회로 미리 연락을 해주면 힘이 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돕겠다. 특히 한인회는 한인사회와 관련된 여러 사항을 한인사회를 대표해 해결할 수 있는 입장이므로 그 어느 단체라도 한인회의 도움을 요청하면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다.
-리우 의원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소상인들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은 채 보행자만을 고려한 성급한 법안을 내놓은 것을 후회하며 두 법안을 철회하지만 향후 두 입장을 고려한 절충안을 낼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 유사한 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대처해나갈 계획인가.
▲이종식; 3개 단체가 협력해 세미나 및 캠페인을 벌이며 앞으로 다가올 수 있는 많은 규제와 규정을 이해하고 대처 방안을 사전에 마련해나갈 것이다. 청과협회든 식품협회든 각 직능단체협의회들이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나 친목화하는 사례가 많은데 앞으로는 각 단체가 업계를 대변하는 기능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경로; 한인 1세들은 영어가 미숙해 관공서나 법원 등에 가는 것조차 두려워한다. 그러나 이번 성과는 ‘부딪히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 값진 사례를 우리에게 남겨줬다. 앞으로 무슨 일이 발생하면 겁부터 내기 보다는 적극적인 자세로 참여하고 방어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또 무엇보다 한인 정치인을 배출해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애초 한인 시의원이 있었으면 이런 일이 생겼겠는가? 제발 한인들이 선거에 참여해 정치력을 신장시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성수; 이경로 회장의 말에 적극 동의한다. 이번 일은 시의원 한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게 해주었다. 한인 1세들의 고충을 보고 배운 똑똑한 한인 2세 정치인을 꼭 키워야 한다. 그리고 좌대 규정이 완전히 없어진 것이 아니다. 리우 의원은 반드시 새로운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청과, 델리는 한인경제의 상징적 주업종이다. 앞으로도 반드시 단합해 비슷한 방안들을 극복해내야 한다. 마지막으로 타민족과의 연대가 얼마나 중요한 지 깨닫게 되는 중요한 사례였다. 이익이 비슷하면 피부 색깔이 필요 없다. 이 소중한 연대를 지속적으로 유지해나가야 할 것이다.
▲김영해; 만약 리우 의원이 새롭게 법안을 상정한다면 지난번 우리가 제안했듯이 ‘어느 누가 보더라도 좌대가 보행자들의 권리를 명백히 침해할 경우에만 강화 규정이 적용되는 법안’ 내용이 돼야 할 것이다. 하지만 또다시 소상인들을 외면한 얼토당토 않는 부당한 법안이 상정이 된다면 우리는 다시한번 똘똘 뭉쳐 저지해야 할 것이다.<정리=김노열·김휘경 기자 <장소: 뉴욕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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