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가게에 가면 그때그때 인기 있는 아이스크림들이 소개된다. ‘이 주일의 맛’혹은 ‘이 달의 맛’으로 색다른 아이스크림이나 새로운 맛의 아이스크림을 선정해 고객들에게 샘플을 주면서 판촉 활동을 한다. 계절이나 날씨, 고객들의 반응에 따라 정기적으로 ‘맛’을 바꿔 가는 것이 장사의 한 테크닉이다.
교육가들은 교육에도 ‘이 달의 맛’같은 현상이 있다고 한다. 그때그때 유행을 타는 과목들이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외국어 과목. 한국으로 보면 제2 외국어가 좋은 예이다.
80년대쯤만 해도 한국에서 제 2 외국어는 프랑스어와 독일어 두 가지였다. 고교 시절, 여학생들이나 문과 계통은 프랑스어를, 남학생들이나 이과 계통은 독일어를 제 2 외국어로 선택하는 것이 거의 공식처럼 되어 있었다.
그러다가 90년대 들어서며 일본어가 인기 외국어로 부상을 하더니 이제는 독일어 프랑스어를 배우겠다는 학생이 너무 줄어 담당 교사 처리문제로 학교들이 골치를 앓고 있다. 제 2외국어 교사에게 영어 수업을 맡기기도 하고, 프랑스어 교사가 일본어를 새로 배워서 일본어 수업을 담당하기도 한다.
미국에서도 시대에 따라 뜨고 지는 외국어가 있었다. 미국의 공립학교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가르치는 외국어는 여전히 스페인어와 프랑스어. 제 1 외국어인 셈이다. 하지만 그 외의 언어들, 즉 제 2 외국어의 인기는 국제 기류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변화해왔다.
1950년대 후반의 러시아어 붐이 대표적. 1958년 소련의 스푸트니크호 발사 파장이었다. 소련이 인공위성을 발사한데 충격을 받은 미국은 수학, 과학 교육을 강화했을 뿐 아니라 러시아어 과목을 신설했다. 소련을 이기려면 소련을 알아야 한다며 전국의 공립학교들이 러시아어를 가르쳤다.
이후 10-20년 지나면서 러시아어의 인기가 시들해지더니 구 소련이 붕괴한 이후로는 거의 정체 상태. 대신 일본이 경제 대국으로 부상하면서 일본어가 인기 외국어로 한동안 학습 열기를 불러 일으켰다.
근년에는 9.11 사태 이후 국가 안보 차원에서 아랍어 붐이 일었고, 그만은 못하지만 북핵 파장으로 국방 업무 분야에서는 한국어 학습 인구도 늘고 있다.
그런데 지금 시카고, LA, 뉴욕 등지의 공립학교에서 새롭게 뜨는 외국어가 있다고 한다. 바로 중국어이다. 며칠 전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지는 4학년 때부터 중국어를 가르치는 시카고의 한 초등학교를 소개했다. 21세기의 인력을 기르려면 새로운 수퍼 파워로 부상하는 중국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 이들 학교의 교육 취지이다.
세계를 무대로 무한 경쟁하는 21세기에 외국어 실력은 더 이상 특기가 아니다. 필수 능력이 되고 있다. 영어와 한국어를 하는 우리 자녀들도 한가지 외국어는 더 배울 필요가 있다. 이중언어로 만족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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