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이름을 ‘대한’ ‘민국’으로 짓고 한글사전을 끼고 살며 한인교회서 20년째 설교와 예배를 영어로 통역하는 미국인이 있어 화제다.
유별난 한국 사랑의 주인공은 27일 실버스프링 소재 큰무리 교회에서 집사 안수를 받은 대니얼 웨슬링(한국명 위가람, 47)씨.
목소리만 들으면 그는 영낙 없이 한국말을 구수하게 구사하는 한국 아저씨.
그는 지난 85년 큰무리교회 나광삼 담임목사로부터 교회에 출석하는 한인과 국제결혼한 타민족 배우자 및 가족, 한인 2세들을 위한 예배 동시통역을 부탁받아 봉사를 시작했다. 처음엔 목사님의 말씀이라 거역하기 어려워 시작했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앞장서서 교회 일에 봉사한다.
예배 동시통역뿐만이 아니라 교회 웹사이트(www. gmpcusa. org)와 컴퓨터 관리, 전도용 CD 제작 등에도 나서고 있다.
그가 처음 한국어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지난 82년 대학을 마치고 공군 복무를 시작면서 한국으로 발령지가 났기 때문이다. 그 이전엔 한국이라는 나라가 어디에 있는지 조차 정확히 알지 못할 때였다.
그는 해외 파견에 앞서 거쳐야 하는 과정의 하나로 캘리포니아 몬트레이 국방 언어 연구소에서 한국어를 처음 접했다.
무엇이든 한 번 매달리면 열심히 하는 그는 국방 언어 연구소 한국어반에서도 최우등으로 수료했다. 이후 한국에 파견돼 근무를 시작했지만 ‘교과서 속의 언어’와 실생활 속의 언어에 큰 차이가 있음을 알고 바로 한국인들을 사귀고 관심을 갖게 됐다.
그의 ‘한국어 따라잡기’에 대한 열정은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사랑으로 승화돼 나갔다.
5년간 한국에서 복무한 그는 85년 평생의 반려자인 최여정씨를 서울 종로서적에서 ‘책을 고르다가 우연히’ 만나 결혼에 골인했다.
그의 지극한 한국 사랑은 큰아들 이름을 ‘대한’(18) 작은아들은 ‘민국’(16) 딸은 ‘다혜’(11)로 짓게 했다.
“본래 셋째는 만세로 지으려고 했는데 딸 이름이라 제가 처음 읽은 최인호의 소설 ‘겨울 나그네’에 나오는 주인공 이름을 따서 지었습니다.”
메릴랜드 캐롤 카운티 엘더스버그에 거주하며 국방부 컴퓨터 시스템 전문가로 근무중인 그는 지금도 한국어 사전과 옥편을 끼고 산다.
그는 영어를 잘하려고 하면 사전에 의존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책을 많이 읽되 모르는 단어는 문맥의 흐름을 통해 자연스럽게 배우는 게 바람직합니다. 사전에 의존하다 보면 모르는 말에 대한 호기심이 죽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는 “다른 언어를 배우는 데 있어서 발음이 틀리고 문법적으로 틀렸다고 두려워하거나 겁내지 말라”며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듣는 연습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미주리주 캔사스 시티 출신의 그는 지금도 한국신문은 물론 한국어 베스트셀러와 잡지까지도 한국에 관련된 것이면 무엇이든 다 읽는다.
그는 ‘모래시계’ ‘그것이 알고 싶다’ ‘TV 동의보감’ ‘101번째 프로포즈’등 한국 공중파 방송 프로그램 영어 번역과 아동위인전 이순신 장군 등을 번역, 한국문화 전파에도 일익을 담당했었다. <정영희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