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는 언제나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법이야. 올라갈 때 조심해야지.”
한국일보와 하인스 워드 선수의 어머니 김영희씨와 인터뷰는 8일 애틀랜타 거주지의 새벽 산책
길에서 이루어졌다. “언제나 겸손하라”는 김씨의 소신은 아들이 승리의 기쁨에 취해있던 순
간에도 이후의 일을 챙겨보는 혜안으로 그 빛을 발했다.
김씨의 걱정은 아들이 MVP에 오른 것이 대견하지만 혹시나 자만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것. 어
릴적부터 때리기도 하고 일부러 더 엄하게 기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다 세상 무서운 줄 알
아야 겸손해진다”는 무언의 교육이었다. “지금 당장 받는 찬사 하나도 안 반가워, 나중에 못
한 일이 있을 때 손가락질 받지 말아야지” 김씨는 “워드가 7년전 프로로 나갈 때부터 미국
방송과 신문사들이 매일같이 전화하고 찾아오고 난리”라며 “요란한 게 싫은데 뭐 이제는 그러든지 말든지...똑같은 거 계속 묻지 말고 알아서들 써”라고 말한다. 초연한 모습으로 일관하던 김씨도 아들의 우승 이야기가 나오자 “정말 MVP는 뜻밖이다. 그렇게까지 잘할 줄은 진짜 몰랐다”라며 기뻐했다. 또 자신은 아들처럼 낙천적이지 못하다며 “다 제가 알아서 크고 제 성품이 좋은 탓”이라고 아들을 추켜 세웠다. 김씨는 아들이 풋볼 선수가 된 이후로 집이며 차, 생활비를 몽땅 대주고 있다며 “일하는 것도 못하게 얼마나 성화를 부리는지 한번은 실제로 일을 그만뒀는데 한두달 쉬니까 오히려 병이 났다”며 “일하는 게 편하다”는 말을 한다.
김씨가 현재 일하고 있는 학교 구내식당에서 받는 월급은 600달러가 고작. 아들이 사준 은색 벤츠 자동차마저 없었다면 스타 어머니의 이미지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그래도 이 동네에서 벤츠 타는 식당 아줌마는 나밖에 없어서 모두들 부러워해.” 김씨의 이런 부지런함과 검소함은 이른 새벽 산책길에서도 그대로 배어났다. 남들이 일어나기도 전부터 화장을 곱게 끝낸 김씨는 깔끔한 누비옷에 다소 허름한 바지, 샌들을 신은채 강아지 ‘해피’와 운동을 했다. ‘해피’는 아들 워드가 7년전 NFL에 합류하기 위해 애틀랜타를 떠나면서 엄마에게 준 선물. 김씨는 “엄마 외롭지 말라고 이 녀석을 사주고 갔는데 이름처럼 해피해서 그런지 참 살갑게 굴거든. 그새 정도 많이 들었어. 요즘은 ‘해피’가 우리 아들 대신이
야”라며 활짝 웃는다. 모자의 한국 방문을 계획을 묻자 김씨는 “너무 유명해져서 한국 가는 게 오히려 부담이 된다”며 “4월이 될지 2월이 될지 아직 결정난 게 없다”라고만 답했다. <김선엽 기자>
슈퍼볼 최우수선수로 하룻밤새 최대 유명 스타가 된 하인스 워드(미 프로풋볼 피츠버그 스틸러즈) 선수의 어머니 이야기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30여년간 아들의 성공을 위해 묵묵히 뒷바라지 해온 김영희(59, Young H.Ward)씨는 한국의 매스컴들이 온통 아들과 본인 소식을 전달하며 들떠 있던 7일에도 애틀랜타 헨리 카운티 한 고등학교 식당에서 평소때와 다름없이 근무하고 있었다. 이미 며칠전부터 전화기 사용은 엄두도 내지 못한 터다. 한국과 미국 각지에서 걸려오는 축하 전화는 물론이고 시도때도 없이 찾아오는 기자들의 관심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어렵게 찾아간 김씨의 근무지에서 스타 어머니와의 대화는 짧게나마 가능했다. 김씨는 아들이 축하 퍼레이드에 참여했던 시간에도 식당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평소 경기장을 찾기보다 TV를 관람해온 터라 그리 새롭지도 않다. 김씨는 “아들이 일을 그만하라고 보채지만 절약 습관이 몸에 밴 터라 고치기도 어렵다”며 “아들이 사준 스탁브릿지 집도 개스비가 부담돼 부동산에 내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씨가 최근 이주한 곳은 일터에서 가까운 작은 콘도. 방 2개가 전부인 곳이지만 김씨가 생활하기에는 불편함이 없다. 김씨는 “아들과 우승직후 전화통화를 했으며 기쁨에 가득찬 목소리를 들으며 진심으로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씨는 “어려서부터 넉넉지 못한 생활로 용돈을 풍족히 줘본 적이 없다”며 “20달러 용돈에 빗자루 매질을 받으면서도 훌륭하게 자라준 아들이 고맙다”며 어려웠던 시절을 회상했다. 김씨는 사람들의 관심이 부담되는 듯 “외부와의 연락도 조심스럽기만 하다”며 “우선은 아들이 보고 싶은 맘 뿐, 어떤 것에도 큰 관심은 없다”고 말했다. <김선엽·황재원 기자>
미 프로풋볼 스타 하인스 워드를 키워낸 한인 어머니 김영희씨의 생애를 다룬 영화가 제작될 전망이다. 영화제작은 한국의 한 영화사가 제안한 것으로 미국 현지 동포를 통해 김씨와의 접촉을 시도하는 단계에 있다.
김씨와 접촉을 시도중인 현지 동포는 전화인터뷰를 통해 “아직 영화제작과 관련, 확정된 것은 없지만 김씨의 의사를 확인한 후 판권문제만 구체적으로 매듭지어진다면 영화제작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밝혀 영화제작의 가능성을 밝게 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의 영화사에서 김씨의 생애를 다룬 영화를 제작하고 싶다는 의사를 먼저 전
달해왔으며 영화내용은 아들의 성공보다 김영희씨의 삶에 초점을 두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국계 선수가 미 프로풋볼에서 최고의 위치에 섰다는 소식에 우선 가슴 벅차는 기쁨을 맛보았다”며 “이후 헌신적인 어머니의 뒷바라지 스토리가 전해지면서 그녀의 평탄치 못했던 삶을 영화로 제작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됐다”고 말했다. 프로 스포츠계의 스타를 키워낸 한국 여성의 삶이 어떤 방식으로 조명될지 자뭇 기대된다. <김선엽·황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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