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국 프로 야구 대회를 미국인들은 ‘월드 시리즈’라고 부른다. 야구에 관한 한은 미국이 전 세계라는 자신과 오만이 배어 있다. 
야구는 미국의 국가 스포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메이저리그 야구팀은 연방 의회로부터 유일하게 독점적 지위를 부여받았다. 메이저리그 대회를 참관하는 관중 수는 다른 모든 스포츠 관람객을 합친 것만큼 많다. 미국에서 ‘볼 게임’ 하면 야구를 말하고 ‘볼 팍’ 해도 야구장을 가리킨다. 아주 미국적인 물건을 “야구처럼 미국적이다”(as American as baseball)이란 표현도 쓴다. 
야구는 또 코카콜라와 함께 가장 성공적인 미국의 수출품이기도 하다. 제2차 대전 패전과 함께 야구를 선물로 받은 일본에서 야구의 열기는 미국 못지않다. 쿠바 등 카리브 연안 국가에서도 야구는 국가 이념과 관계없이 인기다.
야구의 발상지는 미국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영국에서 먼저 시작됐다. 1744년 출간된 책에 보면 아이들이 야구를 하는 목판화가 실려 있고 1748년에는 왕세자도 야구를 즐겼다는 기록이 있다. 미국에서 프로 야구단이 처음 생긴 것이 1865년이고 내셔널리그가 발족된 것이 1876년이니까 프로 야구 역사만 130~40년이 되는 셈이다. 
야구단은 미국에서 군대와 함께 타인종을 처음으로 차별 없이 받아들인 조직이다. 결과가 말해 주는 스포츠의 특성이 이를 가능케 했을 것이다. 이로 인해 19세기에는 수많은 독일과 아이리시 이민자 출신 선수들이 이름을 날렸고 20세기 전반에는 인디언 스타가 탄생했다. 이탈리아와 폴란드 이민 물결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이들 선수의 활약상이 눈부셨던 것도 이 때다. 
1947년 잭키 로빈슨 영입을 계기로 흑인도 똑같이 마운드를 밟을 수 있게 됐으며 60대 들어서는 라티노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80~90년대 아시아의 부상과 함께 한국과 일본 스타들이 미국 무대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것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바다.
이 긴 세월 동안 야구팀의 변모를 살펴보면 변화하는 미국 사회의 얼굴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어 흥미롭다. 야구가 미국을 상징하는 스포츠라는 것이 빈말이 아님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미국인들이 애지중지 하는 게임을, 그것도 미국 한복판에서 깨끗이 한국이 미국을 눌렀다는 것은 앞으로 어떤 분야에서도 한국이 마음만 먹으면 누구에게도 꿀릴 것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다. 
월드컵 4강, 토리노 동계 올림픽 최다 메달 획득에 이은 이번 야구에서의 쾌거는 온갖 우여곡절에도 불구, 한국의 국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 야구팀의 앞날에 낭보가 이어지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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