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XC90의 X는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임을, 90은 대형을 뜻한다.

BMW 745i

L-고급형, D-디젤 엔진
X-다용도 SUV등에 사용
숫자는 배기량·차량 크기

렉서스 ES 330, 현대 XG 350, BMW 745i, 벤츠 SLK.
누구나 알고 있는 자동차 이름. 단순한 영문과 숫자를 나열한 듯 싶지만 여기에는 다 속뜻이 담겨있다. 이들은 자동차업체들이 차량의 종류나 기능을 포함하고 있으며 차량의 역사가 담겨있다.
그렇다면 차량의 뒤 트렁크나 옆면에 붙어있는 알파벳과 숫자에 담긴 진짜 뜻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렉서스 LS 430


■머세데스 벤츠 S600

▲알파벳
흔히 차량에는 L, D, X라는 영문이 사용된다. 여기서 말하는 L은 고급 모델을 의미하는 럭서리(Luxury), D는 디젤 엔진, X는 다용도 기능을 하는 차량을 가리킨다. 물론 가끔은 럭서리 차량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L을 단 차량도 볼 수 있다.
X는 크로스컨트리, 크로스오버, 익스트림 등 여러 단어를 축약해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이나 다목적 차량 등에 많이 붙는다. BMW X5, 볼보 XC90 등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로 그런 이유다. 또 렉서스 RX시리즈는 ‘Rugged 4X4’(울퉁불퉁한 길을 달리는 4륜구동)라는 뜻을 가진 SUV다.
머세데스 벤츠는 SUV에 힘있게 움직인다는 뜻을 담아 M으로 결정했고 C(Compact), E(Executive), S(Super Salon)로 소형, 중형, 대형을 나눴다. 또 2인승 로드스터 SLK는 ‘스포티하고 경쾌하고 작다’는 의미의 독일어를 줄인 말이다 .
현대자동차가 사용하는 NF, EF, XG 등은 원래 차량 개발 프로젝트의 이름이었지만 대중적으로 알려지면서 자연스럽게 차량의 이름처럼 따라다니게 된 것이다.

▲숫 자
렉서스 LS430, 현대 XG350 등에서처럼 숫자 350, 430은 배기량이 3,500㏄, 4,300㏄라는 것을 의미한다. 배기량은 엔진 안에 있는 피스톤이 폭발의 힘을 빌려 최고점에서 최저점까지 이동하면서 소비하는 개스의 부피다. 이 숫자가 클수록 차의 힘이 좋아진다.
아우디는 A3, A4, A6, A8 등으로 소형, 중형, 대형 차량을 구분했다. 숫자가 클수록 배기량이 큰 차를 의미한다. 스포츠카에는 TT라는 명칭이 붙는데 이는 영국의 섬에서 열리는 투어리스트 트로피(Tourist Trophy)란 경주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숫자는 때로는 차의 크기와 영역, 배기량을 함께 표현하기도 한다. BMW 530i에서 5는 중형 세단을 나타내며 30은 배기량 3,000㏄, 알파벳 i는 연료분사 방식(injection), 즉 개솔린 차량이라는 것이다. BMW는 7-5-3-1로 차종을 표시하는데 1과 3은 콤팩트 세단, 5는 중형세단, 7은 대형 럭서리 세단을 의미한다.
미국에서는 판매되지 않지만 유럽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푸조는 가운데 ‘0’을 넣은 세 자리 숫자로 차 이름을 짓는다. 0 앞의 숫자는 차의 크기로 숫자가 클수록 차량의 모델도 크다. 0 뒤의 숫자는 버전이다. 예를 들어 푸조 206이면 소형차(2)를 나타내고 ‘6’은 6세대 버전을 뜻한다. 숫자 뒤에 붙는 영문은 차종을 뜻한다. 307CC의 CC는 쿠페-카브리올레의 줄임 말이다. 하드탑 컨버터블로 탑을 닫으면 쿠페로, 열면 카브리올레로 변한다는 뜻을 함축했다.

<김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