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는 묵묵하고 말씀도 적으신 아빠가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박수를 치며 대한민국을 외치고 응원가를 따라 부르는 모습을 보고 무척 놀랐어요. 아빠에게 이런 면이 있는 줄 처음 알았어요. 아빠랑 같이 한국 팀을 응원하니까. 첨엔 서먹했는데 경기가 끝나고는 너무 즐거웠어요
아버지와 함께 합동응원 장소를 찾은 에릭 박(15)군은 월드컵응원을 통해 권위주의적이고 근엄한 아버지의 모습이 아닌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06 독일월드컵 뉴욕·뉴저지 합동응원전은 한마디로 가족응원의 한마당이다.90세 노부모를 모시고 나온 60대 며느리, 한 살배기, 두 살배기 손자를 데리고 나온 할아버지, 할머니,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청소년 자녀와 함께 어깨동무를 하며 대한민국을 외치는 40-50대 부모. 이 모두가 합동응원전에서만 볼 수 있는 우리들의 자랑스런 모습이 됐다.
부모들의 입장에서 합동응원을 찾는 또 한 가지의 이유는 자녀의 정체성 문제에 있다. 미국에서 태어난 한인 2세들의 경우 자녀들이 한번쯤 고민하게 될 정체성 문제에 보다 확실한 주관을 심어 줄 수 있는 기회가 이번 월드컵 합동응원전이기 때문이다.
합동응원전은 유아기와 소년기의 자녀들에게는 대한민국이라는 조국을 쉽게 알려줄 수 있으며, 자칫 방황하기 쉬운 청소년기의 자녀들에게는 스포츠를 통한 건전한 정신 함양과 절제하기 힘든 에너지를 응원을 통해 마음껏 발산 할 수 있게 해준다.
뿌리, 민족의식, 조국애 등 설명을 하지 않아도 “대~한민국”을 함께 외치는 것만으로도 정체성과 한인으로서의 자부심, 모국에 대한 애국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3일 스위스 전을 이겨 16강 8강, 4강에 오르면 더 많은 사람들이 합동응원 장소를 찾아 가족응원을 펼칠 것이다. 해외에 사는 한인들에게는 월드컵 합동응원은 천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가족애와 한인으로서의 자부심, 정체성을 심어주는 산교육의 장이 되고 있다. <김재현 기자>
A3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