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애국가를 난생 처음 목청껏 부르며 한국의 승리를 고대했던 한인 2세들의 커다란 눈망울엔 눈물이 고였다.
한국이 스위스에 0-2로 패하고 프랑스가 토고를 2-0으로 이기자, 합동응원장을 가득 메운 한인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자리를 뜰 줄 몰랐다.
진한 조국애를 흠뿍 느껴봤고 한국인이라는 긍지를 보여주기 위해 외국인 친구들과 동행한 한인 2세들은 태극전사들이 고개를 숙이자 역시 힘없이 고개를 떨구었다. 3번째 합동응원전에 나선 뉴욕 뉴저지 한인들은 비록 한국 축구가 16강에 오르지 못했지만 끝까지 ‘대~한민국’을 외치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태극전사들을 열렬히 응원했다.
뉴욕 합동응원전의 메카인 대동연회장은 이날 경기의 중요성을 반영한 듯 그랜드볼룸 연회장만 2,000여명, 지하 열린공간에는 1,000여명이 넘는 인파가 자리를 가득 메웠다. 전반전이 끝난 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이 과다인원 수용으로 응원단 일부 인원을 강제 퇴장시켜야 한다고 해 모두들 난감해 했지만 뒷자리 응원단들은 순순히 밖으로 나섰다. 비록 일부 퇴장객이 “이곳에 많은 응원객이 몰리는 것을 시기한 불순 세력이 재를 뿌리기 위해 경찰에 신고한 것같다”고 불평했지만 대부분은 남아서 계속 응원할 사람들에게 불편한 마음을 안겨주지 않기 위해 선뜻 퇴장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었다.
성숙한 합동응원 정신은 경기가 끝난 후에도 발휘됐다. 응원에 참가한 서로를 격려하며 쓰레기를 치우며 4년 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열릴 월드컵을 기약하고 헤어졌다. 합동 응원단의 이같은 의연한 모습은 비단 대동연회장 뿐 아니라, 플러싱 금강산, 노던 160가 불가마 예정지, 뉴저지 대원 등지에서도 공통적으로 발견됐다.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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