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세 킴벌리 김양, 올해 US 여자 아마추어대회 제패
최연장 선수 누르고 로라 바우 기록 25년 만에 경신
111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US 여자 아마추어 골프대회의 최연소 우승 기록이 한인 소녀에 의해 경신됐다.
하와이 태생인 킴벌리 김(14세 9개월)양이 주인공이다. 종전 기록은 1971년 대회에서 로라 바우(미국)가 세운 16세 2개월이었다.
지난 13일 포틀랜드 외곽의 노스플레인스 펌킨리지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106회 US여자아마추어 챔피언십 36홀(파-5) 최종 매치 플레이에서 김 양은 이번 대회 최연장자인 은행원 카타리나 셜렌버그(26 독일)를 한 홀 차로 누르고 세계 아마추어 골프정상에 올라섰다.
김 양은 1988년 펄 신, 1998년 박지은, 2004년 제인 박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4번째로 이 대회 우승자가 됐다. 미국 골프협회(USGA)가 주관하는 아마추어대회 최연소 기록은 2003년 US 여자아마추어 퍼블릭 링크스에서 13세 8개월로 우승한 미셸 위가 보유하고 있다.
하와이의 힐로에서 출생한 김 양은 골프투어를 위해 최근 애리조나주 피닉스로 이주했고 조만간 퀸크릭 고교 2년 생이 된다.
김 양은 신장은 자그만(162cm)하지만 다부진 체격으로 드라이브 비거리가 250야드를 넘나든다. 7살 때 골프를 배우기 시작한 김 양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향후 2년 간 LPGA US 여자오픈대회에 초청케이스로 참가할 수 있는 특전이 주어졌다.
김 양의 아버지 김영수씨는 목포가 고향으로 1976년 미국으로 이민 와 하와이 원주민 출신의 부인 알레니 김 사이에 두 딸을 뒀다. 큰 딸 크리스티나 양도 골프선수로 올 가을 콜로라도 대에 골프 장학생으로 진학한다.
이날 오전 경기에서 한때 5타까지 뒤졌던 김 양은 이후 90%가 넘는 페어웨이 안착률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그린 공략에 나선 반면 셜렌버그는 오전 경기의 우위를 지키기 위해 소극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김 양은 한홀 한홀 차분하게 따라 잡아 한때 2홀을 앞서나가기도 했으나 14번 홀에서 보기를 범해 승차는 다시 한 홀로 좁혀졌다.
김 양은 17번 홀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뜨려 위기를 맞았지만 세컨 샷을 핀에서 6피트 거리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아내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경기를 지켜본 500여명의 갤러리는 상대방에 비해 열 두살이나 어린 김 양이 위기에서 오히려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면서 당돌하게 게임을 뒤집자 박수를 보내며 환호했다.
경기를 관전한 비버튼 주민 박성환씨는 셜렌버그보다 드라이버 샷이 평균 30야드나 더 많이 나가는데다 어린 나이답지 않게 중압감을 이겨내는 정신력이 놀랍다고 감탄했다.
어린 딸의 경기를 지켜보던 아버지 김씨는 딸이 마지막 홀을 버디로 마무리짓고 우승을 확정짓자 감정이 솟구친 듯 눈시울을 적셨다.
김 씨는 “나는 가슴이 새카맣게 타 들어가는데 킴벌리는 2홀을 뒤지고 있으면서도 캐디와 여유 있게 농담을 하더라”며 “타이거 우즈가 US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5타를 뒤지다가 우승한 곳이 바로 여기가 아니냐”며 아버지인 자신을 오히려 위로해줬다고 전했다.
김씨는 킴벌리의 당초 목표가 컷오프 통과였고 우승까지는 바라지도 않았다면서 집으로 돌아가는 항공스케줄을 최종일 새벽에 떠나는 것으로 예약했으나 바꿀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포틀랜드 최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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