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한인여성 2명
철저한 검색 뚫고
하와이행 잘못 탑승
LA공항 모셔다놓곤
지문날인 등 ‘법석’
“옐로스톤인데 왜 바다가 보여?” 2일 유타주 솔트레익시티행 비행기에 탑승한 것으로 알았던 60대 고모 할머니와 김모 할머니. 이들은 LA공항을 떠난 직후 끝없이 이어지는 바다에 아연실색을 해야 했다.
‘9.11테러’직후 철통보안이라고 장담하던 공항보안을 뚫고(?) 솔트레익시티행 항공권으로 하와이 관광을 다녀 온 두 할머니의 노동절 황당 여행담이 화제다. 고 할머니는 황당하고 불편함도 있었지만 “괜찮았다”는 말로 덕분에 하와이 관광까지 했다며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된 이번 사고의 전말을 털어놓았다.
이날 새벽 옐로스톤에 가기 위해 탑승수속을 마친 두 할머니는 탑승구 앞에서부터 혼란을 느껴야 했다. 탑승구는 하나인데 한 기둥의 양쪽에는 55A는 솔트레익시티, 57은 하와이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할머니들이 델타항공 직원에게 티켓을 보여주며 “솔트레익시티 가는 것 맞아요?”라고 확인하자 직원은 시원스레 “예”라고 대답, 할머니들을 안심시켰다.
한 번 꼬이기 시작한 델타항공 직원들의 실수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항공권에 표기된 좌석에 다른 사람이 앉아 있자 스튜어디스는 할머니들에게 “종종 이런 일이 발생한다”며 큰 일 아니라는 듯 “주위에 빈 자리가 많으니 그쪽에 앉으라”고 할머니들을 안내했다.
마침내 굉음과 함께 활주로를 박차고 하늘로 오른 항공기 창문 밖으로 내다 본 풍경은 산과 사막이 아닌 푸른 바다였다.
“뭔가 잘못됐다’는 할머니들의 다급한 목소리를 들은 승무원은 그제서야 상황을 깨닫고 기장과 상의 후 “도착하면 호텔이 다 준비가 될 테니 마음 놓으라”며 할머니들을 다독였다.
결국 두 할머니는 대자연의 광활함 대신 출렁이는 파도와 비키니 차림의 하와이에 뚝 떨어졌다. 가방만 달랑 옐로스톤으로 여행가고 몸만 하와이에 남겨진 것이었다.
두 할머니는 결국 실수를 인정한 델타항공측이 제공한 1등석 비행기를 타고 목적지로 이동, 옐로스톤 3박4일 관광대신 ‘하와이+옐로스톤’의 3박4일 관광으로 노동절 연휴를 보냈다.
고 할머니는 “실수라며 VIP대접을 해주더니 LA에 도착하니까 자기네 LA매니저가 곤혹을 치렀다며 얄궂은 눈길을 우리에게 보내 기분이 편치 않았는데, 공항에서 이번 사고로 인해 지문날인까지 해야했다”며 VIP에서 뚝 떨어진 대접에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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