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동당 전당대회를 마지막으로 일년 내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노동당 당수로 고별 연설을 했다.
26일 맨체스터에서 열린 노동당 전당대회에서 기립박수 속에 연단에 오른 블레어 총리는 물론 물러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이 나라와 여러분들, 당을 위해 또한 물러나는 게 옳다고 솔직한 심경을 고백했다.
블레어 총리는 오랜 정치적 라이벌이자 파트너, 유력한 후계자인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에 대해 고든 브라운이 없었다면 새로운 노동당은 있을 수 없었고, 세 차례의 총선 승리도 확보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그는 이 나라를 위한 비범한 충복이며, 그것은 진실이라고 추어올렸다.
그러나 블레어 총리는 끝내 브라운 재무장관을 자신의 후계자로 공식 인정하는 발언을 하지 않았고, 언제 노동당 당수직을 내놓겠다고 구체적인 퇴임날짜를 밝히지도 않았다.
블레어 총리는 전날 브라운 장관의 발언은 거짓말이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한바탕 난리를 겪은 부인 셰리 블레어 여사에 대해 나는 최소한 아내가 이웃집 남자와 달아날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는 말로 웃어넘겼다.
마지막 전당대회에 선 블레어 총리의 고별사는 이별 인사라기보다는 노동당의 차기 총선 승리를 다짐하는 데 초점을 둔 인상이라고 언론은 지적했다.
블레어 총리는 이달 초 브라운 장관 지지파를 중심으로 동료 의원들의 조기 퇴진 압박에 못이겨 일년 내 노동당 당수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혔고, 이번 전당대회는 사실상 이를 공식화하는 자리였다.
블레어 총리는 차기 총선의 승리야말로 자신이 지금까지 바란 유일한 유산이라고 강조하고 1997년 이후 3회 연속 총선에 승리한 노동당이 네 번째 총선에서도 승리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블레어 총리는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앞서고 있는 야당 보수당을 지칭하며 여론조사를 무시하지는 말되 여론조사 때문에 무기력해질 것은 없다며 차기 총선까지 3년이 남았다고 말했다.
블레어 총리는 또 1997년 총리 취임 후 10년 동안 교육과 보건의 질을 향상시키고, 범죄를 감소시킨 노동당 정부의 치적을 강조하고 중동정책에 대해 테러리즘은 우리의 잘못이 아니고, 외교정책의 결과가 아니다며 당내외에서 비판을 받고 있는 미국 편향 외교정책을 옹호했다.
그는 앞으로 몇 개월 동안 내가 지금까지 그렇게 열심히 해온 일들을 실현하고, 노동당의 차기 총선 승리를 위해 강력한 강령을 가진 단합된 당을 건설하는데 기여하겠다고 다짐했다.
열광적인 박수 속에서 연단을 떠날 때 블레어 총리는 진실은 당신이 영원히 계속할 수는 없다는 것이라며 그것이 노동당수로서 이것이 마지막 전당대회여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브라운 장관은 하루 전인 25일 노동당 전당대회에서 차기 총선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당수가 이끄는 보수당을 꺾겠다며 노동당 차기 당수로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이미 천명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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