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이 혁신적이고 다재다능했던 세기의 두 작가, 고 존 케이지와 백남준의 25년에 걸친 우정과 협력을 기리는 전시가 10월5일~11월3일 존 첼시 아트센터에서 열린다.
20년이란 방대한 세월을 사이에 두고 지구 반대편에서 태어난 존 케이지(1912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출생), 백남준(1932년 서울 출생)씨는 1958년, 독일의 다암스타트에서 국제 홀리데이 신음악 과정 (International Holiday Courses for New Music)을 함께 수학하면서 처음 만났다.
당시 백남준씨는 한국민요의 가락을 섞은 바이얼린 곡들을 작곡하고 있던 차였으나, 케이지는 이미 미국적 음악이란 울타리에서 벗어나 우연에 입각한 작곡, 4분 33초간 갑자기 음악을 중단한 작품 4’ 33 등을 선보이며 백남준씨가 익히 알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음악세계를 개척하
고 있었다.
백남준씨는 당시 다암스타트에서 접한 케이지의 음악이 자신을 해방시켰다고 말한다. 음악창작에 있어 새로운 자유를 발견한 남준은 곧 피아노 소리와 각종 음향효과, 그리고 비명소리를 녹음한 테입을 만들어 ‘존 케이지를 향한 경의’(Hommage a John Cage)라 이름했다.
1964년 백남준씨가 뉴욕으로 건너오면서부터 이 두 사람은 더욱 가까워 졌고, 때로 공동작업을 하기도 했다. 케이지는 특히 신개념 영화, 기계, 그리고 행위예술 등을 접목한 백남준씨의 혁신적인 비디오 아트를 높이 샀다. 그는 백남준씨의 영화를 위한 명상 (Zen for Film) - 60분 동안 아무 것도 없이 먼지 조각들만이 움직이는 것을 촬영한 작품 - 을 두고 가장 위대한 영화라 극찬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케이지의 또 한 명의 빼놓을 수 없는 파트너였던 머스 커닝햄 (Merce Cunningham)은 종종 백남준씨의 카메라 앞에서 직접 행위예술을 펼쳐보이기도
했다.
존 첼시 아트센터는 유쾌하리만치 모험적이고 실험적이었던 이 두 작가의 우정과 협력을 조망하기 위해 이들의 대표적인 악보, 비디오, 음악, 드로잉, 사진, 저술, 설치, 비디오 조각, 개념미술작 등을 폭넓게 전시한다. 10월 5일 개최될 오프닝 리셉션(오후 6~8시)과 더불어 존첼시아트
센터에서는 케이지와 백남준씨가 작곡한 음악을 연주하는 라이브 퍼포먼스가 펼쳐지며, 이어 이 두 사람을 곁에서 지켜보며 함께 작업했던 지인들이 참여하는 패널토론회도 열린다.
▲장소: ZONE: Chelsea Center for the Arts
601 West 26th Street, #302, New York
▲문의: 212. 255.2177(www.zonechelsea.org)
<김진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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