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조선중앙 TV 아나운서가 외무성의 ‘핵실험’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본사전송>
“D데이 언제”속 ‘미 압박용’분석도
“대화 입장 변함 없어” 미 대응에 달려
북한이 한국시각 3일 핵실험 강행의지를 천명함에 따라 그 실행시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하는 시기가 미국의 태도 여하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핵실험 시기는
북한이 외무성 성명을 통해 핵실험을 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 자체가 미국의 태도 변화를 위한 경고와 압박 성격이 강하다. 특히 핵실험을 하게 된다고 밝히면서도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려는 우리의 원칙적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언급한 것도 일단 미국의 반응을 지켜보겠다는 뜻이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남북관계 연구실장은 “북한이 핵실험 성명을 발표했다고 해서 당장 시험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며 “미국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미 핵실험 준비를 어느 정도 해놓고 외무성 성명을 발표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전성훈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핵실험 시기를 정확히 판단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준비가 돼 있기 때문에 성명을 내놓았다”고 말했다.
북한이 실제로 핵실험 준비를 어느 정도 완료했다는 가정 하에 최근 북한이 보여준 전례에 비춰보면 ‘특별한 날’이 ‘D데이’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지난 7월4일 미 독립기념일에 맞춰 미사일을 발사했고, 핵실험 강행 의지천명은 한국의 추석 연휴기간에 이뤄졌다.
때문에 자신들의 요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최종 판단을 내릴 경우 11월7일 중간선거나 미국인들의 가장 큰 연휴 중 하나인 11월23일 추수감사절을 택해 전격적으로 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결국 북한은 겉으로는 핵실험을 위한 기술적 문제와 안전이 보장되는 시점을 핵실험 시기로 내세웠지만 금융제재 해제 등 미국의 태도가 변함이 없다고 확인할 경우 더 이상 미루지 않고 핵실험을 단행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 길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 무력대응 우려
■외신 반응
유엔, 자제력 촉구
유엔안보리는 이 날 북한에 대한 강력 경고를 담은 의장 성명이나 언론 발표문을 채택하려 했으나 미국과 중국의 이견으로 난항을 겪었다.
또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북한 지도부에 극도의 자제력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미국의 핵무기 기술 전문가인 마이클 A. 레비 연구원이 북학의 핵실험 강행이 미국의 무력 대응을 초래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하는 등 북핵 실험 발표를 놓고 국제사회가 우려하고 하고 있다.
미국 외교협회(CFR)의 핵무기 기술 전문가인 마이클 A. 레비 연구원은 3일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미국의 무력대응을 초래할 수 있으며 중국과의 관계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의 핵실험은 “국제사회 전반으로부터의 비난을 초래할 것이며, 특히 안보강화라는 측면에서 북한이 성명을 통해 밝힌 목표를 이루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은 안보리에서 북한의 핵실험 저지를 위한 안보리의 ‘예방적 외교’(preventive diplomacy) 수립 필요성을 강조했고 프랑스도 북한 관련 성명 발표를 통한 긴급 대응책을 요구한 반면, 중국은 6자회담에서 논의할 사안이라고 맞서 진통을 겪었다.
존 볼턴 유엔주재 미 대사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핵무기와 결합하면 국제평화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면서 안보리가 단지 성명 발표가 아닌 ‘예방적 외교’ 전략 수립에 나서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석호 기자>
■유엔 북한대표부
“언급할 것 없다”침묵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는 외무성의 핵실험 강행 의지 천명에 대해 말을 아꼈다.
대표부 관계자는 4일 “성명서에 나와 있는 내용이 전부”라며 “모든 것이 그 안에 담겨 있는 만큼 우리가 뭐라고 언급할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반기문 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에 대해서도 관망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최종 결정된 것도 아닌 상황인데 우리가 ‘좋다’ ‘나쁘다’고 얘기할 수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 “대표부 내에서도 그에 관해 특별히 얘기를 나눈 것도 없다”며 총회에서 최종 선출이 확정될 때까지 지켜보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황성락 기자>
2차 북핵위기 이후 일지
◇2002년
▲10.17 = 미, “북한 핵무기 개발계획 추진” 발표
◇2003년
▲1.6 = 국제원자력기구 핵동결 해제 원상회복 촉구 결의안 채택
▲1.10 = 북, 핵무기비확산조약(NPT) 탈퇴
◇2005년
▲2.10 = 북, 핵무기 보유 선언
▲5.11 = 북, 폐연료봉 8천개 인출 완료 발표
◇2006년
▲7.5 = 북, 미사일 발사.
▲8.18 = 미 ABC방송, 북한의 지하핵실험 준비설 제기.
▲10.3 = 핵실험 의지 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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