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존스 산업지수는 미국 주가의 대명사다. 미국 경제에 대한 뉴스가 나오면서 “다우존스가 어쩌고저쩌고” 하지 않는 날은 거의 없다. 다우가 웃으면 전 세계 투자가들도 같이 웃고 다우가 울면 이들도 같이 운다. 아직도 세계 경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제일 크고 미국 경제의 체온을 한 눈에 보여주는 것이 다우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이 다우지수가 탄생한 지 120주년이 되는 해다. 미 경제에 관한 한 독보적인 권위를 갖고 있는 월스트릿 저널을 창간한 찰스 다우가 개발한 이 지수는 당시 미국을 대표하는 우량기업 12개 주가의 평균치 40.94로 출발했다. 다우에 속한 기업 수는 30개로 늘었음에도 이중 아직 다우의 일부로 남아 있는 것은 GE 하나뿐이다. 우량기업으로 100년을 버틴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수 있다.
1920년대의 호황을 타고 100대를 돌파한 다우는 1929년 400대까지 치솟았으나 대공황의 시작과 함께 10분의1 수준으로 추락했으며 1929년 최고치를 갱신하는데 25년이 걸렸다. 그 후 상승을 거듭하던 다우는 70년대 들어 석유 파동과 함께 장기침체에 들어갔으며 16년 동안 한 푼도 오르지 않았다.
1982년 777로 출발한 다우는 1987년의 대폭락, 1990년 걸프전과 불황 등으로 인한 하락 등 악재를 극복하고 1999년 처음 1만대를 돌파한다. 2000년 1월14일 1만1,722를 깨며 기염을 토하던 다우는 그 해 3월 테크 버블이 터지면서 끝없는 추락을 거듭, 2002년 10월에는 7,286선까지 떨어진다.
그 후 꾸준한 회복세를 보여온 다우존스 산업 지수는 3일 1만1,727을 기록함으로써 6년만에 사상최고치를 갱신했다. 주가의 최고치 갱신은 분명 축하할 일임에도 월가의 분위기는 6년 전 그 때와는 사뭇 다르다. 당시는 ‘신경제’를 외치며 “불황은 이제 사전에서 사라졌다”는 주장이 횡행했으나 지금은 “과연 이 기록이 얼마나 유지될 수 있을까”를 점치는 등 신중한 모습이다.
섣불리 샴페인을 터뜨렸다 혼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기 때문일 것이다. 여러 주가 지수 중 유독 다우존스 산업지수만이 최고 기록을 깬 것도 투자가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다우보다 더 넓게 미 증시를 대표하는 S&P500는 아직 최고치에 12% 못 미치고 있고 하이텍이 몰려 있는 나스닥은 그 절반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다.
다우지수 가운데 교통업계의 상황을 알려주는 운송지수나 유틸리티지수는 지난봄 여름의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 다우 산업지수만 해도 인플레를 감안한 실질지수로 따지면 아직도 최고치에 20% 미달하고 있다.
“밀물은 모든 배를 띄운다”는 속담이 있다. 다우 혼자 외로운 상승을 하고 있다는 것은 아직도 미국 증시가 취약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 지금은 다우 최고치에 혹해 증시에 뛰어들 때가 아니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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