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관계회복 전환점 평가
아베 과거사 반성.야스쿠니 적절 대처
(베이징.도쿄=연합뉴스) 박기성 신지홍 특파원 =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8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핵실험 선언으로 촉발된 긴장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후진타오 주석은 또 취임 후 첫 방문국으로 중국을 택한 아베 총리의 방문을 양국 관계 회복의 ‘새로운 시작’이자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8일 베이징에 도착,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 함께 중국 의장대 옆을 걸어가고 있다. 베이징 로이터=연합뉴스
양국 정상이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것은 5년만이다.
양국 지도자들은 양국 관계 정상화를 비롯한 공통관심사를 폭넓게 논의했으며 북한의 핵실험 선언으로 촉발된 긴장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아베 총리는 인민대회당에서 80분간에 걸친 후 주석과의 회담을 시작하며 중국을 첫 정상회담 대상국으로 정한 것은 양국의 우호관계가 극히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8개월만에 이뤄진 정상회담에 앞서 아베 총리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도 90분간 회담하며 양국 관계 정상화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원 총리는 양측의 노력을 통해 정치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우호관계를 증진하기로 합의했다고 아베 총리 초청 배경을 소개하고 우호관계 발전은 양국 국민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중국 지도자들과의 회담에서 상호 이익을 위한 전략적 관계 수립을 제안했고 원 총리는 정상 상호 방문을 포함한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5개 항의 제안을 내놓았다.
아베 총리는 후 주석과 원 총리에게 일본 방문을 요청했으며 다음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회의와 12월 동아시아서미트에서 다시 회담을 갖고 싶다고 제안, 두 중국 지도자는 이를 흔쾌히 수락했다. 또 한.중.일 3국 정상회담 재개에도 양측이 합의했다.
양국은 북한의 핵실험 선언으로 촉발된 긴장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이 내용은 후진타오-아베 회담을 마친 직후 발표된 공동성명에 포함됐다.
아베 총리는 북한의 핵실험 예고는 극히 유감으로,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에 중대한 위협이 되는 만큼 절대 용인할 수 없다며 감행하지 않도록 더욱 강력한 설득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중국에 촉구했다. 또 강행시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후 주석 등 중국측 정상은 강력한 항의와 우려를 표명하며 저지토록 노력하겠다면서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원 총리는 (고이즈미 전 총리 등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는 중국과 아시아에 상처를 주었다며 적절히 처리하라고 주문했고 아베 총리는 갈지 안갈지 언급하지 않기로 했으나 정치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적절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또 아베 총리는 자신의 참배는 조국과 가족을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에게 애도의 마음을 바쳐 항구평화를 기원하기 위한 것이지 A급 전범을 미화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는 자신의 역사인식은 일본이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주고 상흔을 남긴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하는 위에 서 있다며 일본이 전후 60년간 평화국가로서 걸어온 길을 정당히 평가해달라고 주문했다.
양국 지도자들은 공동 역사연구회를 발족 연내 첫 회의를 갖기로 합의한 것을 비롯 동중국해 해저자원 공동개발, 유엔 개혁, 에너지 및 환경분야의 협력 등 공통 관심사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아베 총리는 9일에는 서울을 방문해 노무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jeansa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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