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정신질환이 범행 원인’ 시사
남편 장-루이, 살해 공모 혐의로 조사받아
서울 서래마을 영아 유기 사건의 범인인 베로니크 쿠르조(38) 씨는 3번에 걸친 영아 살해 범행에서 영아들을 모두 목졸라 숨지게 한 뒤 사체를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투르 검찰의 필립 바랭 검사에 따르면 베로니크는 1999년 여름엔 프랑스에서, 2002년 9월과 2003년 12월엔 각각 한국의 집에서 아기를 낳았다. 한국에서 태어난 아기들은 당초 알려진 대로 이란성 쌍둥이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1999년 여름에 베로니크는 아무도 몰래 혼자서 아기를 낳은 뒤 목졸라 숨지게 한 뒤 그날 하루 벽장에 방치했다가 벽난로 안에 넣고 불태워 버렸다. 경찰 소식통에 따르면 구체적인 범행 시기는 1999년 7월이고 장소는 샤랑트-마리팀 지방의 집이었다.
베로니크의 엽기적인 행각은 서울로 이사한 뒤인 2002년 9월과 2003년 12월에도 이어졌다. 그는 두 경우 모두 집에서 혼자 출산, 손으로 아기들의 목을 졸라 살해한 뒤 비닐 봉지에 넣어 냉동고에 보관했다고 진술했다.
바랭 검사에 따르면 비교적 신중하고 자신에 대해 폐쇄적인 성격의 베로니크는 1999년에 임신했을 당시에 태동을 느껴 남편 모르게 피임약 복용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베로니크는 아이를 원치 않았기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는 진술도 했었다.
바랭 검사는 베로니크가 범행이 계획적이었다고 인정했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베로니크의 변호인인 마르크 모랭 변호사는 영아 살해의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원인을 말해줄 것은 변호사가 아니라 정신병학이라며 베로니크의 정신질환 가능성을 내비쳤다.
베로니크는 이날 중죄를 담당하는 검사격인 수사판사에게 살인혐의로 넘겨진 뒤 오를레앙의 구치소에 수감됐다.
수사판사는 베로니크의 범행에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은 만큼, 전문기관에 정신 감정을 의뢰하게 된다.
베로니크의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범인이란 사실을 믿을 수 없다. 지치고 신경이 쇠약한 상황에서 수사관들이 시키는대로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베로니크의 가족들도 베로니크가 모범적이고 다정다감한 아이 엄마라며 두둔했다.
베로니크가 남편은 임신과 범행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진술한 가운데 남편 장-루이도 이날 살인 공모 혐의로 수사판사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바랭 검사는 장-루이에게 아직 구체적인 혐의는 없지만 그가 아내의 범행을 모를 수가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루이는 사건에 관련되지 않았다는 베로니크와 모랭 변호사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장-루이의 사전 인지 또는 공모 가능성에 무게를 둔 조치로 풀이된다.
한편 프랑스로 귀국한 뒤 부모와 함께 지내던 쿠르조 부부의 두 아들(10,11세)은 부모가 긴급 체포된 뒤 친척 집에 맡겨졌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파리=연합뉴스) 이성섭 특파원 le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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