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LA 캠퍼스에서 한인 학생들이 아시안의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일으킨 칼럼이 게재된 신문을 보며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이승관 기자〉
UCLA 대학신문
인종차별 칼럼
북핵으로 시끄러운 최근 UCLA 대학신문인 ‘UCLA 브루인스’에 김정일, 모택동을 들먹이며 아시안 학생들의 UC대학 침공 운운하는 풍자 칼럼이 게재돼 아시안 학생들이 술렁이고 있다.
이 신문 10일자에 제드 레빈이 기고한 소수계 우대정책에 대한 ‘뻔뻔한 법안에 대한 신중한 제안’에서 아시안 학생들은 ‘마오쩌뚱’(Maos), ‘김정일’(Kim Jongs) 등으로 지칭되는가 하면 ‘어떻게 아시안 학생들의 침공(Asian Invasion)을 막을 수 있을까’ 등 아시안 학생들을 비하하는 인종차별 논란의 표현들이 등장하며 소수계 우대정책의 한 복판에 아시안 학생들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최근UCLA 등 UC계열의 캠퍼스에서 흑인 학생들의 입학 비율이 사상 최저로 떨어지며 1996년 폐지된 소수계 우대정책의 부활 등이 제기되고 흑인 학생회 등의 시위 등이 잇따르는 시점에서 나온 것이다.
“UCLA에 아시안이 38%
캠퍼스가 타이페이 같다”
북핵 맞물려 반응 민감
조나단 스위프츠의 풍자소설인 ‘신중한 제안’의 제목을 차용한 이 칼럼에서 레빈은 캘리포니아주 아시안 비율은 12%에 불과하지만 UCLA 캠퍼스에서는 38%를 차지하는 등 캠퍼스 내 인종별 불균형이 심하다며 캠퍼스가 LA보다는 타이페이처럼 느껴진다고 말하며 UC 캠퍼스의 현 풍경을 드러냈다.
그는 또한 학교 성적과 시험 성적만으로 입학생들 선발하는 UC 평의회의 기준이 아시안 학생들에게 유리하다고 덧붙였으며 아시안 학생들의 입학생 숫자를 통제하기 위한 방안으로 몇몇 문과 전문대학에서 시행하고 있는 얼굴 사진을 응시자로부터 받는다면 젊은 마오쩌둥이나 김정일을 솎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인 등 아시안 학생들은 칼럼에 대해 불쾌감을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 UCLA 심리학과의 앨리스 신(20)씨는 “열심히 공부해 아시안 학생들이 많이 합격한 것일 뿐인데 왜 타겟으로 삼는지 모르겠다”며 분개했고 영어학과 김나연(19)씨도 “풍자적인 면을 고려하지만 아시아계 학생들을 마오쩌뚱과 김정일로 지칭해 기분이 나빴다”고 불쾌해 했다.
한인 등 아시아계 학생들은 칼럼을 서로 교환하고 UCLA 브루인스에 항의를 하는 등 반발하고 있으나 한인 학생회 등 아시아계 클럽에서는 문제의 확산을 우려해 맞대응 움직임 등은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문제의 칼럼을 작성한 레빈(국제개발학 전공)은 이메일 인터뷰에서 “내 글은 보이는 것과 다른 완전한 풍자문학”이라고 강변하며 “아시아계 학생을 타겟으로 하지 않았으며 소수계 우대정책만으로는 질병의 징후만 치료될 뿐 근본 치료는 안 된다는 것을 비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의도와 달리 글이 유쾌하지 않게 받아들여졌다면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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