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생활 못하고 고통
정체성 밝혀지자 아버지 장로 박탈·어머니 성가대서 쫓겨나기도
그레이스 장 박사 20~40대 25명 인터뷰 논문 발표
‘아버지는 장로직을 박탈당하고 어머니와 남동생은 성가대에서 쫓겨나고…’
레즈비언 한인 여성들이 효를 강조하는 한인가정의 보수적인 환경과 성의 정체성 사이에서 심한 갈등을 느껴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UCLA의 그레이스 장(30) 박사와 일리노이 주립대 연구팀이 한인 여성 20대에서 40대까지의 25명의 레즈비언들을 개별적으로 인터뷰, 그들의 생활상과 부모와의 갈등을 적나라하게 발표, 화제가 되고 있다.
이들은 전통적인 유교 정서와 보수적인 기독교 가치로 둘러싸인 고독한 섬인 한인 이민사회에
서 자신들의 성 정체성을 공개할 경우, 부모와 그 가족에게 돌아갈 피해를 우려해 가까운 친구는 물론 부모에게조차 내색을 않은 채 힘든 생활을 영위해 가고 있다.
실제 한 한인 레즈비언 여성은 성 정체성이 가족이 다니던 교회에 알려지자 아버지가 장로 자격을 박탈당하고 어머니와 남동생이 성가대에서 쫓겨나는 불이익을 당해 큰 심적 고통을 겪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레이스 장(30) 박사는 “한국적 사고방식에 따라 성장한 한인 자녀들은 부모에게 좋은 자식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지니고 있다”며 “또한 이민생활 중 부모의 사회적 지위가 ‘화이트칼러’에서 ‘블루칼러’로 격하되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에 한인 사회에서 터부시하는 성 소수자란 정체성을 공개할 경우 부모에게 줄 슬픔을 우려해 입을 닫아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또 동성애란 성 정체성 공개는 미국에서 태어난 2세와 1.5세 그리고 유학생 사이에 큰 차이를 보였다고 장 박사는 덧붙였다. 그는 “1.5세가 성 정체성 공개에 가장 소극적인 반면 한국의 부모와 떨어져 있는 유학생들과 미국식 사고를 가진 2세들은 성 정체성 공개에 적극적이었다”고 말했다.
장 박사는 “부모에 대한 효도 때문에 자신의 정체성을 감춰야 하는 이들을 보다 따뜻한 시각으로 바라 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번 연구는 GLBT 패밀리 스터디스 저널 2호에 발표됐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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