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괴물’로 한국 영화의 흥행신화를 새로 쓴 봉준호 감독이 일본영화 ‘아무도 모른다’로 국제영화제들의 주목을 받았던 고레에다 히르카즈 감독을 만났다.
16일 오후 6시 30분 부산 해운대 부산국제영화제 야외무대에서 진행된 두 감독의 오픈토크 행사에서 봉준호 감독은 고레에다 히르카즈 감독의 작품을 영화 공부를 하던 학생 시절부터 봐왔다“며 ”좋아하는 선배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게 돼 너무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의 영화 ‘괴물’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히르카즈 감독의 쏟아지는 질문을 받고 자신의 영화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봉준호 감독은 “나는 영화 속에서 인물과의 거리를 두고 때로는 냉소적이고 또 때로는 동정어린 시선으로 봐왔다”면서 “하지만 ‘괴물’에 등장하는 가족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측은한 마음으로 애정어린 시선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영화 속 합동 분향소에서 주인공 가족들의 모습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인 히르카즈 감독에게 “그 장면은 납득하기 힘들지만 실제로는 흔히 볼 수 있는 한국적인 리얼리티”라며 “슬픈 장소에서 그렇게 싸우는 모습은 실제 우리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이고 웃음과 슬픔이 뒤섞이면서 엽기적일 만큼 초현실적인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현실 상황이 익숙하면서도 낯설게 느껴질 때가 많다”면서 “가족이 분향소에서 뒹구는 가족의 모습은 한국에서만 보여지는 복합적인 정서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히르카즈 감독이 “영화 초반부에 괴물이 너무 빨리 등장해 놀랐다”고 말하자 봉준호 감독은 “영화 시작 12분 만에 괴물이 직사광선 받으면서 나타난다”며 “영화 시작 후 1시간 지나도 괴물 꼬리도 겨우 볼까 말까 한 다른 괴물 영화들의 규칙을 깨버리려 했다”고 말했다.
또 “어차피 ‘괴물’은 괴물이 나타날 때까지의 긴장감 보다는 주변 인물들이 벌이는 이야기들로 끌어가는 영화”라며 “괴물이 너무 빨리 나타나서 컴퓨터 그래픽 예산이 너무 많이 들어갔다”고 말해 팬들의 폭소를 유발하기도 했다.
이날 봉준호 감독과 이야기를 나눈 고레에다 히르카즈 감독은 독특한 시대극을 표방하는 영화 ‘하나’의 초청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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