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밀수·밀입국 묵인… 2004년이후 200여명 기소
캘리포니아주에서 텍사스주에 이르기까지 2,000마일에 달하는 미국-멕시코 국경을 지키기 위해 투입된 공무원들의 타락상이 위험수위를 넘어섰다고 LA타임스가 23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멕시코 마약 밀매 조직으로부터 현찰 등 뇌물을 받은 공무원들의 묵인아래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마약이 몰래 반입되는 사례가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다. 또한 뇌물 수뢰에 익숙해진 공무원들의 타락으로 멕시코인들이 별다른 어려움 없이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건너오고 있다.
신문은 2004년 이후 이 같은 불법 행위로 기소된 공무원이 최소 200명이 넘으며 이들 대다수는 유죄를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국경수비대원, 연방수사국 요원, 이민국 직원 등 다양하게 분포돼 뇌물 수뢰에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도덕 불감증이 국경 공무원들 사이에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사국 강력범죄 조사반의 제임스 버러스는 “뇌물을 받고 범법 행위에 나서는 국경 공무원들의 비리가 세상에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개탄했다.
연방수사국과 멕시코 마약 밀매 조직의 우두머리 사이를 오가며 이중 첩자로 활동하다 적발된 호세 구아르디아 케이스는 마약 밀매 조직이 국경 공무원을 매수, 범행을 저지르는 정교한 수법을 상징한다.
수사국은 구아르디아를 밀매 조직에 대한 정보 제공자로 믿었으나 그는 멕시코 마약 밀매 조직 우두머리의 하수인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엘파소 지역 수사국 총 책임자 하드릭 크로포드는 지난 8월 손목에 수갑을 차게 됐다. 그는 구아르디아와 친밀했던 관계를 숨긴 혐의로 유죄가 확정될 경우 최고 5년 징역형과 50만달러의 벌금형에 처해지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국경 공무원들의 타락이 심해진 것은 공무원들을 뽑는 과정에서 이들의 배경에 대한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이들을 고용한 후 철저한 감시의 눈길을 등한시했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부시 행정부는 국경을 넘어 미국에 정착하는 멕시코인들을 적발하기 위해 국경 공무원 수를 늘려 수비를 강화할 방침이다. 하지만 버러스는 “국경 수비가 강화될 경우, 밀매 조직은 범법 행위를 저지르기 위해 국경 공무원 매수가 더욱 절실하기 때문에 공무원들의 타락이 더욱 심각해 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황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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